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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아나 Sep 21. 2016

내 '자기소개'를 소개합니다

Let me introduce myself... umm...ahh...


안녕하세요 0학년 0반 000입니다. 저는...과학자가 꿈입니다... 그리고... 음...아...



언제나 새학교 새반 새회사 새모임에 들어가면 자기소개하는게 제일 곤혹스럽다. 이 자기소개를 남이 좀 대신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당혹스럽고 힘들다는 면에서 기업도 그점은 마찬가지이다.

새로 입점을 해야하거나, 신규로 투자를 받아야 할 때, 신제품을 출시할 때,  소개와 홍보, 마케팅 등이 많이 필요하다. 그런 일에는 여러 사람이 메달리기 마련이다.


물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나도 사람과 기업을 소개하는 작업을 하는 직업인 중에 하나이다.

나름 반응이 좋아서, 꾸준히 하다보니 직업이 되었다.

남을 홍보하는 글을 써준지 5년 차...


어느날 포트폴리오 요청을 받고, 내가 날 소개하는 글은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러차례 이직을 반복할 때 사용한 이력서조차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불성실하게 작성되어 있었다.)


내 자기소개 이력의 역사를 나열해 본다.

2015년에 재능기부 사이트에 올린 나를 소개하는 첫 이미지 ? ? 웃지마요~


내가 만든 첫 내 소개는 이랬다.

그리고 자기 자랑식의 무용담을 좀 아래에 끄적여 놓았다. 뭔가를 '과장'해야 될 것같은 생각이 들었나보다.


나중에 그 소개문구와 그림을 모두 지워버렸는데 위의 그림 하나만 오래된 내 사진 폴더에 남아 있다.


영어강사할 때 만든 캐리컬처를 아는 동생시켜 조잡하게 합성한 이미지. 역시 2015년 여름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었는지 나는 거금 3만원을 들여서 전문가(?)에게 포토샵 작업을 요청했다. 상대는 대학생이었다. 나는 피자를 사러가면서 그와 통화를 했는데, 엄청나게 작업속도가 빨랐다. 

나는 기대가 아주 컸다.


그런데 결국 속도만 빨랐지 최종 완성본이 아주 형편없었다. 나는 결국 돈을 주기는 주었느나, 돈이 무척이나 아까웠다.

그래서 맘에 안들지만 내가 살짝 고쳐서 위의 내 소개 이미지를 만들었다.

무척이나 별 소득없는 자기소개였다. 그래도 급할 때 몇번 써 먹었다.



내 디자인 능력을 모두 짜내어 만든 내 로고 - 연결의 의미를 넣으려고 애썼다.


다른 회사의 이념을 작업해주다가 머리가 아파 쉬다가 내걸 하나 문득 만들었다.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40분. 그러나 원래 초보 작가와 요리사들은 자기가 만든 작품에 애착을 가지기 마련이다. 나는 이 로고를 몹시나 맘에 들어했다. 그러나 거의 사용된 적은 없다.


진짜 많은 고객들이 익히 알고 있는 내 명함. 현재는 휴대폰 케이스에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아직도 한달에 한번은 보여줄 일이 생긴다


2015년은 내가 모든 직장을 때려치고 전업작가를 시작한 해이다. 나는 명함이 필요하다 싶어서 자주 인쇄를 맡기던 곳에 급히 명함 하나를 의뢰했다. 위의 이미지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닌 파워포인트로 만들어서 PDF파일로 저장한 것이다. 

그래도 두고 두고 요긴하게 사용했었다.


                                                       

                                                 O- 몇주전 아는 디자이너를 졸라 만든 내 자신의 신규 브랜딩



뭔가 허전함을 달랠 길이 없어, 위의 브랜딩에 이미지를 덧씌웠다



이 외에 각종 망작은 어디있는지 찾을 길이 없다.

남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일을 하면서 나를 소개하는 일은 참 쉽지가 않다.

(얼마전 나름 괜찮게 만든 프로필도 있는데 필요한 분은 이메일 알려주시면 보내 드리겠다.)


역시나 중이 제머리를 잘 못 깍는다는 점, 어쨋든 이런 자기PR능력으로도 그동안 간신히 먹고 살았다는 점, 그리고 강남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브런치에 글을 자주 못 올리는 아쉬운 말씀까지-


전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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