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연구회 모임에서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했다. 작년 이끔이 선생님이 아이디어를 내고 새 이끔이 선생님이 케이크와 꽃다발을 준비했다. 책도 연구회 우리 지부 회원 수만큼(10권) 주문했는데 당시 책이 도착하지 않아서 기념 사진만 찍었다. 그리고 오늘 모임에서는 책이 도착해서 각 선생님 이름을 넣어 사인을 했다. 책이 나온지 거의 4개월이 지났는데, 그 시기가 연구회 공부가 막 끝나고 겨울 방학을 앞두고 있던 때라 지금까지 미뤄진 것이다. 사실 전혀 기대하거나 예상한 바는 없었기에 지난 주에 연구회 모임에 갔을 때 살짝 당황하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다.
선하디 선한 사람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고요히 드러나지 않고 남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물은 도에 가깝다. 『노자』
책상 위에 놓인 민음사 인생일력 오늘 날짜에 적힌 글이다. 아마 오늘이 세계 물의 날이라 물과 관련한 글귀를 선정한 것이리라. 새삼스럽게 오늘 어떤 영감을 준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도 생각하고 있던 것이기에 그와 관련한 생각을 적는다.
나는 애쓰지 않아도 스스로 단단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비록 책을 썼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건가?’ 하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인정 때문에 애쓰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나 스스로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애쓰지 않아도 나 스스로 단단한 사람은 노자가 언급한 물과 같은 것 같다. 단단함과 물은 서로 어울리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물은 유연하고 부드럽다. 그런데 물은 한없이 단단할 때도 있다. 물 밖에서 수면과 만날 때의 단단함, 수문이 열릴 때의 기세를 생각하면 물의 속성을 유연함과 부드러움이라고만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물은 항상 낮은 곳에 머문다고 한다. 그래서 도에 가깝다고 한다.
사실 가장 자존감이 높았던 시기는 책을 쓰기 전, 정확히 말해 책을 쓰기 전 수업을 연구하고 기록해 가던 때였다. 원고를 완성할 때 그리고 책이 나왔을 때 기뻤지만, 자존감은 점차 하락하고 있었고 지금은 더 낮아졌다. 이제 새로운 어떤 것을 시작할 때가 된 것이리라. 그 방향은 애쓰지 않아도 단단할 수 있는 경지로 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지향한다는 것은 노력하는 것과 성실히 자신을 닦아가는 것일 텐데 애쓰지 않는다는 것과 모순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애쓰지 않는다는 것은 노력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다른 사람의 인정을 얻기 위해 무리하지 않는, 스스로 단단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