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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프리 May 27. 2016

회색도시


오늘도 난 변함없이

희뿌옇게 채색된

회색 도시의 일터로

길을 떠난다


밀려가는 파도에 휩쓸린 채

저마다 일터로 향하는

수없이 많은 행렬들



난  숨막히는 답답한

이 도시를 얼마나

더 오래 있어야 할까?


가기 싫은데

가야만 하고

있기 싫은데

있어야 하는

내삶의 주인은 누구?


미안해

해맑게 웃는 너에게 만큼은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맘껏 뛰놀 수 있는 공터를

마련해주고 싶은데


어떻해

점점 이렇게

탁하고 흐린 대지가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되버리는 걸까?



난 두려워

보이지 않는 어둠에

점점 힘없이 무뎌져갈까


난 두려워

삶을 삶답게 하는 것보다

삶을 삶아먹으며

그것이 제일의 가치라며

거침없이 계속 질주하는 그들이



새들아,

너희들은 왜

변함없이 이 곳을

떠나지 않는거니?


내가 만약 너라면

두 날개를 활짝 펴고

편히 숨쉴 수 있는 곳을 향해

떠날텐데..


어쩔땐 눈물이 나

내가 할 수 있는 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그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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