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난 변함없이
희뿌옇게 채색된
회색 도시의 일터로
길을 떠난다
밀려가는 파도에 휩쓸린 채
저마다 일터로 향하는
수없이 많은 행렬들
난 숨막히는 답답한
이 도시를 얼마나
더 오래 있어야 할까?
가기 싫은데
가야만 하고
있기 싫은데
있어야 하는
내삶의 주인은 누구?
미안해
해맑게 웃는 너에게 만큼은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맘껏 뛰놀 수 있는 공터를
마련해주고 싶은데
어떻해
점점 이렇게
탁하고 흐린 대지가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되버리는 걸까?
난 두려워
보이지 않는 어둠에
점점 힘없이 무뎌져갈까
난 두려워
삶을 삶답게 하는 것보다
삶을 삶아먹으며
그것이 제일의 가치라며
거침없이 계속 질주하는 그들이
새들아,
너희들은 왜
변함없이 이 곳을
떠나지 않는거니?
내가 만약 너라면
두 날개를 활짝 펴고
편히 숨쉴 수 있는 곳을 향해
떠날텐데..
어쩔땐 눈물이 나
내가 할 수 있는 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그 이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