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안개가 짙게 드리워진 하늘
그 속엔 아주 작고 작은 먼지들도 있지
바람 한 점 불지않는 날엔
더 오래도록 하늘밑에 딱 달라붙어있어
햇볕이 좌르르 쏟아져 온 세상을 밝혀도
미세먼지 너만큼은 투영하지 못하네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질 순 없나?
먼지만 잡아먹는 미생물은 없을까?
차라리 매일 한 때 비가 내려 널 쓸어 담아갔으면...
안 보여
제발 시야좀 가리지 말아라
답답해
언제까지 그 칙칙한 옷을 입을래?
다가가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고
소리쳐 쫒으려 해도 쫓히질 않네
비겁하다
난 이렇게 모습을 보이는데
넌 항상 얼굴을 감추다니
혹시 비오고 난 뒤면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눈물같은
빗방울들에 쓸려 온
창틀에 시커멓게 쌓이는 것들도
미세먼지 너였니?
미세먼지는 개체로 있을 땐
보이지 않아
모여있을 때 멀리서 보면
비로소 눈에 보여
작고작은 것이 대단하다
원래 아침에 내가 젤 먼저 확인하는 것이
날씨였는데
네가 당당히 그 자리를
위풍당당하게 차지했으니
미래엔 널 체크하지 않아도
마음이 놓이는 삶이었으면...
미래엔 네가 일상을 점유하는
흔들리는 삶이 아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