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기사의 노선을 따르고
택시는 손님의 노선을 따른다
버스는 미리 계산하고
택시는 나중에 계산한다
버스는 내가 내려야 할 때를 매번 기억해야 하고
택시는 처음 행선지를 알려주면 알아서 정차한다
버스는 입석으로 갈 때가 많지만
택시는 언제나 앉아서 갈 수 있다
버스는 지정석이 따로 있지만
택시는 아무데나 앉을 수 있다
버스는 남이 내리는 것을 기다려야 하지만
택시는 내가 갈 곳에 딱한번만 정차하면 된다
버스가 현실의 세계라면
택시는 이상에 가깝다
버스라는 현실에 길들여지게 되면
어느 순간
택시라는 이상의 욕구도 잊혀진다
버스를 탈지
택시를 탈지
고민하는 그 순간
누군가는 자가용을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