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바퀴는
공기라는 영양제를 만나
탱탱한 탄력으로
둥글둥글한 인생을 살아간다
영양제를 너무 적게 먹으면
비틀비틀 제대로 전진할 수 없고
영양제를 너무 많이 먹으면
언제 터질지 모르게 위태롭다
길은
바퀴가 아니라도 존재하지만
바퀴는
길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내리막길은
힘이 덜 들지만
속도를 주체하기 힘들고
오르막길은
힘이 많이 들지만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다
길은
쭉 뻗은 아스팔트 포장 도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끄러운 빗길과 눈길,
빗물이 잔뜩 고인 흙탕물,
돌이 삐쭉삐쭉 튀어나온 비포장도로를
지나야 할 때도 있다
세상에 닳지 않는 바퀴는 없지만
바퀴는 힘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평생동안
지구 반 바퀴를 돌 수도
지구 두 바퀴를 돌 수도
있다
속도를 추구하면
빨리 도달할 수 있지만
일찍 생을 마감하고,
방향을 추구하면
늦게 도달할 수 있지만
삶을 오래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