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목표는 무려 쁘띠목도리 입니다.
12월이 되면 기억나는 취미가 하나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 학교에서 겨울이 되면 뜨개질세트를 가져오라고 했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문구점에서 400원짜리 뜨개질용 바늘과 1000원짜리 실을 사서 가져가면 되었답니다.
그 당시 준비물을 잘 챙겨가지 않는 편이었던 저는 매번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신세를 잘 지고는 했었는데, 이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게 빌린 실과 바늘로 처음 겉뜨기를 배웠던 날, 수업시간 내내 오직 뜨개질에만 열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언가 알수 없는 원리로 인해 실들이 꼬아져서 목도리가 되고, 모자가 되고, 스웨터가 된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날 집에 가자마자 바로 저금통에서 1400원을 털어서 문구점으로 달려갔습니다. 저는 그렇게 해서 뜨개질의 세계를 만났지요.
그렇게 그 때 구입했던 바늘은 아직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13년 정도를 제대로 사용도 못한 채 가지고만 있는 불쌍한 바늘입니다.
뜨개질을 막 시작할 땐 숙련도가 떨어지는지라 올이 풀리고, 구멍이 나고, 간격이 달라지기 쉬웠는데 그 자체가 제겐 견딜 수 없이 마음에 고통을 주는 것이어서 참지 못하고 풀어버렸었습니다. 그리고나서 그 만큼의 역경을 딛고 열심을 내어 끝을 보아야 했는데 결국 저는 늘 코만 뜨고 몇 줄 하다가 다시 풀어버리는 식으로만 마무리 해버리곤 했습니다.
성격적인 면에서 무언가 하나가 거슬리면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뜨개질에서도 유감없이 그 성격은 그대로 발휘되었죠.
그래서 다시 시작한 지금은 좀 진도를 낼 수 있었을까. 유감스럽게도 절대 저는 달라지지 못했음을 느꼈습니다.
13년 전의 나는, 현재의 나와 그리 멀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위와 같이 이미 몇 번씩이나 재도전을 했기 때문... 입니다.
겉뜨기 한 줄, 안뜨기 한 줄 이런 패턴을 번갈아가며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양 면의 패턴이 다른 모양이 나옵니다.
목표가 무려 ★쁘띠목도리★라서 코는 얼마 안됩니다.
보시다시피, 여전히 진도는 나가지 못한 채 이미 여러 번의 시도만이 보이는 실뭉치가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아름다운 시도는 그렇다치지만, 사실 시간이 아깝기도 합니다. 은근 이 뜨개질이 몸이 힘든 일이라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손에 결과가 잡히지 않으니 좀 허무하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해는 정말 오랜만에 다시 실과 바늘을 잡았습니다. 왠지 속이 시끄러울 땐 애증의 녀석들이어도 평온과 침착함을 주더라고요.
이번에는 꼭 부디 성공해서 올 겨울이 가기 전에 예쁜 핸드메이드 쁘띠목도리를 목에 걸어보고 싶습니다. 제 생애 첫 목도리를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