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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은 강으로 갔다
돌탑_수암천
안양_수암천
by
김은진
Nov 21. 2022
수리산 자락 입구에 소망과
바람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7m의 돌탑 두 개가 이곳 지명의 이름처럼 병모양으로 세워져있다.
평화로운 날들이 찾아오길 얼마나 간절히 바랐을까. 병목안 수암천의 이야기를 적어 본다.
안양시 주변은 대부분 산지로 둘러싸여 있다.
백운산, 수리산, 청계산, 관악산, 삼성산이 안양 주변으로 둘러싸여 있다.
산이 많아 골짜기도 많고 계곡도 많은데 모두 안양천으로 모인다.
'안양천'
은
의왕시 백운산에서 발원하여 한강으로 합류하기까지 여러 시를 경유 하지만 안양의 중심을 뚫고 북쪽으로 흐르는 큰 하천으로서 안양시의 대표적인 하천이기 때문에 안양천이라 이름 붙였다.
큰 하천으로 모이는 작은 하천을 '지류'라고 부른다.
안양에서 만날 수 있는 안양천 지류는 수암천, 삼성천, 삼막천, 학의천이 있다.
수리산의 수암봉에서 시작하여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하천을 수암천이라고 한다.
수암천 주변에는 이름처럼 암석이 많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시절 이곳에서 안양역까지 돌을 실어 나르기 위해 철도가 부설되어 있었다고 한다.
병목안 시민공원에 그때의 철로를 조금 남겨 놓고 모두 철거되어 있는 상태다.
병목안 입구에 병모양의 탑을 두 개 쌓아놓아 둔 것이 있다. 높이가 7m이고 폭이 3m 정도 된다.
55700여 개의 돌이 쓰였다 한다.
수암천 계곡에는 병 탑에 쓰인 비슷한 검은 돌들이 많이 있다. 안에는 금빛이나 은빛으로 만짝이는 철들이 보인다. 이것을 녹여 광물을 사용한 건지 철도부설을 위해 자연석을 사용한 건지 알 수 없지만 일본에도 분명히 많이 있을 거다.
남의 나라 것이니 사정없이 캐었을 것이다.
천주교도로 박해받던
담배촌
사람들이 슬프게도 여기서 밤낮없이 채굴작업을 했을 것이다.
소망이 없다면 어떻게 견뎠을까
.
이제야 간절한 바람을 이루어진 것 같아 병목안의 공기가 더 달다.
이 병모양의 탑을 조심조심 쌓으며 많은 소원을 빌었을 것 같다.
근처에 다양한 식물들을 심어 놓고 팻말을 꽂아 두었는데 암석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아쉽다.
아이들은 돌을 좋아한다. 가끔 암석에서 반짝이는 철가루를 볼 때면 금이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병목안의 탑처럼 좋은 발상이 더 이어지기를 바래본다.
나에게 탑을 쌓으라면 나는 어떤 모양의 탑을 쌓을까.
난 이글루 모양의 탑을 만들어서 안에 들어가서 놀고 싶다.
넓은 평지에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아이와
드론을 날려보았다. 연을 날려도 멋질 것이다.
잔디밭에서 그저 담소를 즐기시는 분도 많다.
병목안 입구에서 캠핑장으로 들어가는 길과 도로를 따라 더 올라가는 길로 나뉜다.
도로로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교각 아래를 지나간다.
그곳에 '수리산성지'가 있다.
이 성지를 개척한 사람은 최경환이라는 성인인데 우리나라 두 번째 신부인 최양업의 아버지이다.
이곳의 사람들은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곳에서 담배농사를 지으며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은 담뱃골로 불리기도 한다.
담뱃잎은 야자수 잎처럼 굉장히 크다.
그 커다란 잎을 하우스에서 말리는 걸 덕산에서 본 적이 있다. 커다란 잎이 누렇게 된 걸 시래기 말리듯 말리며 살았을 20여 가구의 천주교 신도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마치 미국의 청교도인들이 정착해서 사는 모습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최경환 성인의 신념과 사랑이 병목안에 고요하게 내려앉아 있다.
수암천은 안양일번가에서 안양천으로 합류된다.
나도 조용한 곳을 나와 도심으로 빠져나오니
거리의 풍경이 또 활기가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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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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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 여행하듯 '브런치'에 착륙합니다 . 귀농 생활로 동물에 대한 사랑, 요리사로 일했고 수자원설계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주여행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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