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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텀블벅 두 번째 펀딩 준비

by 후리랜서 작가


첫 번째 펀딩(초등 맥락 읽기)를 대차게 말아 먹고 4년이 지나 두 번째 펀딩을 준비하고 있다.


신기한 게, 첫 펀딩을 준비할 땐 프리랜서 작가로서 거의 시작점에 있었고 생계를 위해 전자책을 만들고 있었는데, 7년차 프리랜서인 지금은 시간이 남아서 전자책을 만들고 있다.


장족의 발전...!


나 자신 칭찬해



책의 주제는 영상 스크립트 쓰는 방법이다.

영상 대본쓰는 법, 유튜브 대본 쓰는 방법으로 보면 될 것 같다.

텀블벅에 넣은 소개글은 다음과 같다.




"저는 7년 차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햇수를 세어보다 제법 높은 숫자에 저도 놀랐네요. 현재는 주로 영상 스크립트를 쓰면서 간간이 웹소설, 소설도 출간하고 있습니다만, 주 수입원은 역시 유튜브 스크립트입니다.


막 작가가 되었을 땐, 활자를 다루는 일이라면 모두 주문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타이핑, 자소서 첨삭, 요약, 각색 등을 작업하다 어느 순간 영상 작가가 되었습니다. 분명한 동기가 있었어요. 단편적으로 말하자면, 돈 때문이었습니다.


"확실히 스크립트는 소설과 다르더군요. "


재주문이 들어오지 않았던 걸 보면, 초반 5건은 클라이언트에게 그야말로 대차게 까였던 듯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골 덕분에 삽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24시간, 365일 일하면서 생계를 걱정했는데 말이죠. 지금은 내일, 한 달, 1년 후가 두렵지 않습니다. 프리랜서에게는 아주 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영상 작법을 몰랐습니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거든요. 그게 무슨 대단한 영업 비밀이라기보다는, 첫째로 내 코가 석 자라 생계가 급하고, 둘째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본에는 센스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7년째 하다 보니 이 센스마저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이 잡혔습니다. 시간이 생겼다는 이유도 컸고요.


스크립트 시장에 뛰어들고자 하는 초보 작가님,

소설을 쓰듯 대본을 쓰는 작가님,

직접 대본을 쓰고 촬영하는 1인 유튜버.



대략 120~130p(A5기준)에 달하는 이 책을 읽고 나면, 얼추 감이 생기실 겁니다.

이 책으로 기본적인 틀을 잡으시고, 본인만의 작법을 터득하시길 바랍니다.




* 바쁘신 작가님은 이미지 파일 중,

"06. 작가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 -작가가 작가에게"라도 보고 가셔요.

단가가 낮아지기만 하는 프리랜서 시장(비단 작가뿐만 아니라 디자인, 개발자 등)에서

여러분의 가치를 반드시 지켜나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해당 전문은 공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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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다 보면, 여러 작업을 하면서 본인이 특화된 장르를 발견합니다. 예를 들어, 순문학 소설만 쓰다가 웹소설, 웹드라마 작가가 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고, 교정·교열을 위주로 하다가 카피라이트에 재미를 느껴 이직하는 분도 있습니다. 물론 한 우물만 파는 작가님도 있습니다.


저 같은 잡식 생존형은 어떨까요?


저의 경우, 일단 돈이 되는 작업이라면 가리지 않고 맡았습니다. 그땐 활자로 하는 일이 모두 재밌었거든요. 그래서 2020년 이전의 나는 주로 텍스트만 다뤘습니다. 기존 글을 각색해 달라거나 번역체를 자연스럽게 의역해 달라는 등, 활자 내에서만 작업을 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텍스트 문의가 영상 대본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물론, 유튜브 대본은 그전부터 꾸준히 요청이 들어왔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히는 ‘내가 해보지 않은 일이라서’ 거절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 역전되었습니다. 하루에 문의를 10개 받는다고 치면, 텍스트 의뢰는 3개 내외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7건은 주로 영상 대본 문의였어요. GPT의 가세로 점점 글감 문의는 줄어들고 있었지만, 반대로 영상 스크립트 문의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유튜브든 뭐든 ‘영상 대본’을 쓰지 않으면 수입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작업 범위를 넓히겠다고 결심한 후 간혹 유튜브 문의가 들어오면 마다하지 않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썩 좋은 평을 받지 못했어요. 의아했습니다. 다른 작업은 95%의 확률로 클라이언트가 만족해하는데, 유난히 유튜브만 떨떠름한 반응이 돌아오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유튜브를 봤습니다. 당시 저는 유튜브를 잘 보지 않았었는데, 의뢰인이 레퍼런스로 전달 주는 영상을 몇 편 보다 보니 감이 잡혔습니다.


일단, 제가 실패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쉬운 글이 좋습니다. ‘누구는 어렵게 쓰는 걸 좋아하느냐’라고 반문할 수 있는데, 저는 일상에서 쓰는 말과 비슷한 글을 좋아합니다. 두 번, 세 번 읽지 않아도 한 번에 이해되는 문장. 한 마디로, 문어체보다는 구어체가 좋고 번역체는 싫습니다. 예를 들어, ‘지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한다’라는 말 보다는 ‘땅에 닿는 충격을 줄여준다’라는 문장이 좋습니다. 참고로, 전자는 모 신발 브랜드에서 내걸었던 광고 문구입니다.


또, 저는 묘사를 즐겨 씁니다. 영상 작가 이전에 소설 작가이니 어쩌면 당연합니다. 온갖 오감과 경험을 동원해서 생생하게 장면을 묘사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죠.


하지만 영상에서는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화면에서 나타나는 정보가 많은데, 청각적으로 부가 설명을 한다? 지루해진 구독자는 ‘뒤로가기’를 누릅니다. 또, 쉽게 풀어서 쓴 대본이 영상으로 실현되면, 그저 흘러가기만 합니다. 한 마디로, 밋밋한 영상이 됩니다. 즉, 소설과 영상은 작법이 다릅니다.


정보를 담든, 스토리를 다루든, 영상에서는 맥을 심어 주어 문장을 끊어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귀에 쏙쏙 박히고 이해도 빠르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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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는 김에 조금 더 공개해볼까 .

어차피 텀블벅에 올리는 기획서를 다른 곳에서 또 쓸 일은 없을 테니...

펀딩만을 위해서 최소 7일을 투자해야 한다는 게 좀 번거롭긴 하다.



집필중1.png
집필중2.png



쓰다 보니 분량이 많아 졌다. 늘 그렇듯....ㅎㅎ...

대략 130p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



텀블벅에 심사 요청을 하면 영업일 기준 3일내로 답변이 온다.

최소 1번은 보완 요청을 한다고 하는데,

나름대로 기준표를 모두 확인했음에도 두 항목에서 보완 요청이 들어 왔다.


아, 기준 중에서 '아차' 싶었던 부분이 있었다.

집필은 70% 이상 해놓은 후에 심사를 넣고 바로 출간을 준비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심사가 통과되자마자 디자인 작업만 하고 출간 뿅!! -하겠다고 계획을 쓰는데,

이는 아이디어에 투자한다는 펀딩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빠꾸를 먹는다.



텀블벅에는 이렇게 공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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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위 사항은 처음 심사를 넣을 때 수정했는데....

아래 두 건을 못 지켜서 1차 반려를 당했다




탕!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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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이 좀 애매한데, 달랑 책 표지만 있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 목업 이미지로 수정수정


2. 목차 이미지 빼먹음 헿

-> 추가추가



그나저나 첫 펀딩을 할 때보다 심사 절차가 간결해진 느낌이다.

찾아보니 첫 펀딩은 무려 4년 전이었다


텀블벅.png 초등 맥락잡는 논술


이 전자책이 날 먹여살려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그래도 알라딘이나 예사 등에서 팔리고 있다.

아무 홍보도 안하는데 잊을만 하면 팔려서 신기하다.



어쨌든 4년 전에는 텀블벅에 기획서를 쓰는 것도 꽤 힘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선물과 아이템을 구성하는 것 빼고는, 나름 쉬워진듯?



보완해서 또 심사 요청해봐야겠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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