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인 우리는 결코 그 곳의 현실을 알 수 없다. 책임지고 견뎌내고 그저 사는 날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잠시 머무르다 간들 그곳에 얼마를 살아도 여행지일뿐이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잘 한 일은 지하철을 타고 움직인 것이었다. 통근 만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샐러리맨의 얼굴, 검은색의 코트들, 한 손엔 서류가방. 잘은 모르지만 곁에서 잠시 지켜본 일본의 산업역군들은 한국과 비슷해보였다. 조금 지쳐있고 의무감으로 물든 얼굴들.
도쿄는 차가 왼쪽에서 튀어나오고, 영어를 못하는 친절한 택시기사가 많고, 지하철은 제법 깨끗한 그런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