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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씨 Aug 07. 2022

7월 7일

코쿠

 


 읽고 싶었던 책인 『사랑의 현상학』을 샀다. 현상학을 단순히 좋아한다 수준이 아니라 내 작업의 근간과도 같지만, 헤르만 슈미츠라는 철학자의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그래서 더 궁금하기도 했다. 현대 혹은 동시대를 사는 철학자들 중 현상학을 다루는 철학자는 잘 안 보여서인가 싶기도 하고.


 물론 책을 펴서 서문까지만 읽어보는 못된 습관은 오늘도 여전히 이어졌다. 핑계를 댄다면 마침 클래스101에 업로드된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해서, 갑자기 날아온 업무 메일에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답장을 해야만 해서, 더위에 지쳐 시원한 커피를 들이켜야만 해서, 등의 이유를 말할 수는 있겠다. 가장 중요한 핑계라면, 이곳에 자리를 잡고 눌러앉아 책을 읽자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눈치가 보인다는 점도 있겠다.


 글을 쓰다 보니 눈과 코가 저릿하다. 오른눈을 너무 비벼서 무게추를 달아둔 것만 같고, 에어컨 바람을 자주 쐬서인지 콧물이 자꾸 나오려 한다. 그 둘이 합쳐져 그냥 피곤한 사람처럼 되어버렸다. 이유 없는 피곤함에도 이유를 가져다 붙이려는 나의 모습이 좀 우습기도 하네.


 다시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수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 여름에 다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상상하면 견디기가 힘들다. 그러니 알아서 사리고, 조심하는 수밖에. 물론 사람을 만나는 일 자체가 별로 없는 나는 방역수칙을 원치 않게 잘 지키는 사람이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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