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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Apr 02. 2024

대학원 한달 후기

학교 근처 카페의 치즈케이크와 블루베리잼


시간은 잘 흘러가고 있다. 논문 좀 읽는데 적응하나 싶더니 과제논문 제출일이 어느새 다가왔다.


뭐라도 써야해서 일단 목차를 잡아놓고 내용들을 마구 붙여넣었다. 그걸 정리하고 논문 내용들을 보완하고 각주를 달고... (의외로 힘든게 각주 달기와 참고문헌 정리하기다) 내 생각까지 덧붙여서 보내야 한다.


막 쓰다보니 느껴지는게 있다. 아무렇게나 완성하는게 완벽하려다 한장도 못쓰는 논문보다 낫구나 하는. 그리고 엉망이라도 쓸수록 실력이 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남은 두개의 수업은 주로 번역이라 나은 편이다... 라고 생각하다가 오늘 번역할 내용을 정리해봤더니 A4로 104장이 나왔다.


이번 봄은 이렇게 과제속에서 지나갈 것 같다.


생각했던 것보단 다닐 만하다. 그럼에도 휴식이 너무 간절하다. 잠깐이라도 웃고 잊어버리는 시간, 뭔가에 몰입하는 시간... 하다못해 잠자는 시간도.


끊었던 병원을 다시 다니고 있다. 논문 읽고 쓰고를 계속 해야되고 일도 해야되는데 집중이 안되는게 가장 컸다. 이대로 쭉 박사까지 밀고 가야되는데 지금 상태로는 그게 불가능했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기 시작한게 몇주 되었다. 회사에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나고 부모님한테도 계속 날이 서있었다. 사무실을 뛰쳐나가고 싶을 때도 많았고 빈 회의실에서 한참 울고 나오기도 했다.


이럴 땐 병원이지 싶어 마침 회사를 쉬는 날 오픈런을 해서 당일진료를 받았다. 당분간은 약을 좀 먹어보려고 한다. 약은 참 달콤하다. 힘든 감정들이 마음에서 싹 분리된다. 약을 안먹는 내가 정말 정상일까? 괜찮을까? 잘 모르겠다.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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