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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싶은 일

by 오렌지나무

하고싶은 일을 해라!


이 말이 얼마나 큰 부담이었는지. 다른 사람들은 이것저것 꿈도 많고 하고싶은 것도 많아서 당차게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는 하고싶은 일이 뭔지 모르는 채로 뒤쳐지기만 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 아빠의 꿈을 대신 살아주기도 했고, 그 길에서 떠나버렸다가 지금은 우연히(?)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빠가 문제였다기보단 내가 자기주장을 강하게 할 만큼 하고싶은 일이 없었다는게 문제였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하고싶은 일이 뭔지 알게 되었다. 이 길, 저 길 방황하듯 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찾아졌다.



별건 아니었다. 나는 적당히,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고, 눈에 띄지 않고 조용하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주위에 적당한 거리의 좋은 사람들이 있는 환경을 좋아한다. (누군들 이런 환경을 싫어하겠냐만은 좀더 떠들썩하고 활기차고 도전적인 환경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경쟁적이지 않고 느긋한 환경이라야 한다. 주변은 경쟁적이더라도 최소한 나는 휩쓸리지 않을 자유가 있는 곳이라야 한다. 이건 나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는걸 좋아하고, 적당한 가치관과 신념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관에 따라 보람있는 일이라야 한다. 그래야만 내 가슴이 설레고 살아가는 맛이 난다.


이게 내가 하고싶은 일이다. 어느 분야든 이런 조건만 갖추면 나는 하고싶은 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한 90%쯤 충족되는 일을 하고 있다.


하고싶은 일을 한 단어로 찾으려면 어려운 것 같다. 그것보단 내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으로 찾는게 더 쉽다. 내가 하고싶은 일은 나를 즐겁고 편안하게 해주는 일이라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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