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사소한 상식 -01-
ISO는 카메라의 ‘감도’를 표현하는 일종의 ‘단위’로사용된다. 감도는 카메라의 센서 혹은 필름이 빛에 민감한 정도를 뜻하는데 이것이 높을수록 적은 빛으로도적정 밝기를 갖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다만 감도가 높아지면 비례적으로 사진이 점점 거칠어진다. 이 현상은 디지털과 필름 모두 동일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에는디지털 센서의 발전 덕분에 사진을 활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칠어지는 감도 한계가 상당히 높아졌다.
그렇다면 왜 감도의 단위는 ISO가 된 것일까? 사실 ISO는 국제 표준화 기구의 약자다. 국제 표준화 기구는 영어로 International Organizationfor Standardization으로 표기하는데 일반적으로 ISO는 이 중 앞머리를 따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표준화기구는 1947년발족됐는데 UN 소속이며 현재 기술, 식품, 제품,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2만가지가 넘는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이 ISO는 국제표준화기구의 머리글자가 아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두고 162개국이 참여한 이 기관은 나라마다다른 이름으로 불리기 때문에 약어 ISO는 그리스의 단어 중 ‘동등하다’는 의미를 가진 isos에서 따왔다.
종종 오래된 필름카메라 중에는 감도를 ISO가 아닌 DIN이나 ASA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DIN은 독일의 산업표준기관이고 ASA는 미국의 산업표준기관이다. ASA는 ISO와 감도 표기 방식이 동일하지만 DIN은 조금 다르다. 보통 DIN22가 ISO 100에 해당하고 여기서 숫자 3이올라가거나 내려갈수록 ISO가 한 스톱씩 변화한다. 이를테면 DIN 25가 ISO 200, DIN 28이 ISO 400에 해당하는 식이다.
디지털카메라에서 ISO는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지만 필름은그렇지 않았다. 한 번 카메라에 필름을 넣으면 모두 사용할 때까지 감도를 바꿀 수 없었다. 그래서 필름 선택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했고 어두워질 경우 플래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필름은 감광재의 입자 크기로 감도를 조절하는데 ISO가 높을수록 입자가커져 사진이 거칠어진다. 그래서 고감도 필름보다는 주로 ISO 100에서 400사이 필름을 많이 사용했다. 종종 매우 부드러운 사진이 필요한경우 ISO 50 혹은 그보다 낮은 ISO 25필름도 활용했지만보편적인 선택은 아니었다.
카메라에 전자식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필름의 감도를 자동으로 읽어 들이는 시스템도 도입됐다. DX(Digital IndeX)는 필름의 정보를 카메라에 알려주는 일종의 바코드였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한 초소형 자동 카메라 중에는 감도를 수동으로 선택할 수 없는 제품도 있다. 이러한 카메라에 DX 코드가 없는 필름을 사용하면 카메라가 제멋대로감도를 ISO 100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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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사소한 상식>은 사진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글입니다. 관련된 일러스트와 약 한 페이지 정도 되는 짧은 글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 기사는 디지털카메라매거진에 지난 2017년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연재했으며 추후 브런치에서 비정기적으로 지속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