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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정옥 Oct 01. 2016

3주차

드디어 스스로 약속했던 새벽 글쓰기 3주차가 되었다.
처음엔 일어나는 것도 글쓰기에 바로 돌입하기도 힘든 점들이 있었지만 어쨌건 쓰기 시작하고 끝을 낸 글이 21편이 되었다.
이로써 글쓰기 근육이 단련되기 시작했고 하나의 길에 대한 포장 작업이 완료된 셈이다. 

육체를 단련시키는 운동을 반복적으로 하게되면 열량과 지방을 태우면서 둥그스럼했던 신체의 부분들에 새로운 질서가 부여되고 자신의 물리적인 형태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게 조각된다.
글쓰기를 통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안다고 착각했을 뿐 사실은 잘 몰랐던 나 자신에 대해 더 세밀하게 알게된다.
우리가 아는 나 자신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잘 모르는 것이다.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이랄까. 꼬리를 만지면 코끼리는 가늘고 깉것이 되고 귀를 만지면 얇고 넓은 것이 되는 것 처럼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일부를 혹은 대충 알고 있다. 
그 대충 아는 나로 '나는 원래 이래.', '나는 원래 이런걸 좋아해.' '이런건 질색이야.' 하면서 단정지은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글을 쓰는 일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나 자신의 부분들을 더 분명하게 다듬고 내가 원하는 더 아름다운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운동도 시작하기 전에는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크고 작은 갈등을 극복하면서 운동을 하고나면 성취감을 느끼듯이 글쓰기도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사이의 머뭇거림, 선택에의 갈등, 느리고 빠른 호흡들 그 사이 사이에서 힘을 키우고 결국 마치고나면 어쨌거나 오늘도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마음에 안드는 날도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이럴줄 알았으면 잠이나 더 잘걸..' 이런 패배적인 생각은 들지않는다.
마음에 드는 날도 있고 안드는 날도 있지만 화창한 날도 비오는 날도 모두 내가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듯이 성공도 실패도 모두 다 나에게 자양분이 될거라 믿는다.
실패까지 즐길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일, 글쓰기를 통해 내가 성취하고 싶은 목적 중 하나이다.


- 3주차 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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