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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pr 06. 2024

아주 작은 이야기

-더미북 (dummy book)


손바닥만 한 책을 만들었다. 그 안에 생각나는 대로, 페이지가 끝나는 대로, 뭔가 쓰고 그렸다.

책은 내용을 기획하고, 쓰고, 편집하고, 그 이상의 수많은 과정을 거쳐서 탄생하지만, 이 책은 책을 먼저 만들고 나서 쓴 것이다. 수첩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책을 쓰고 싶었으니까 책이라고 하겠다.


어린 시절의 종이 놀이 중에 책 만들기도 꽤 중요한 파트를 차지했다.

손바닥만 한, 그보다 더 작은 손톱만 한 책을 만들고, 그 안에 깨알 같은 무언가를 쓰고 그려서 학교 놀이를 했다. 학생보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아이보다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안되지만 되고 싶은 걸 놀이를 통해 승화시킨 것 같다.


사람들에게 뭔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인간의 본능이라 한다. 

미국의 학자 존닐(John Niels)이 '이야기하는 인간'을 뜻하는 라틴어 호모나랜스라고 이름 지었다.

뭐 이렇게 대충 만들었어? 좀 더 정성스럽게 쓸 걸 그랬네.

아쉬운 마음으로 보았다가, 이렇게라도 남아있는 기록이 소중하게 여겨져서 공유해 본다.


여기 이곳 브런치에서 아주 작은 이야기를 나눈다. 작지만 큰 이야기를 간직한다.

이웃들과 더불어 스토리의 생산자로, 소비자로 풍성한 이야기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아주 작은 이야기 | 더미북 (dummy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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