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어머니. 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평범한 모습이지만, 그날을 준비하는 엄마들의 마음만큼은 평범하지 않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데 화장, 옷차림, 신발, 그리고 날씨에 맞춘 착장까지... 어색하고 뻘쭘한 몇 십 분을 견디기 위해 몇 날 며칠을 신경 쓰는지 녹색 어머니를 해 본 사람은 안다.
의무적으로 봉사를 강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발적인 의지로 내 아이를 포함한 아이들의 통학길 안전을 위해 많은 어머니들이 기꺼이 시간과 그에 못지않은 마음을 들인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녹색 어머니들의 모습을 다시 마주하다가 쓰게 된 칼럼이다.
칼럼 속 녹색 어머니의 연예인은 배우 고소영이다.
이 기사가 나오고 나서 회사로 한 분의 전화를 받았다. 10년간 녹색아버지를 해오신 분이고, 녹색 아버지들끼리의 모임을 여태 운영하시는데 아버지들의 노고가 전혀 반영이 안 된 것 같아서 알리고 싶고아쉽다는 말씀이었다. 자녀 셋을 키우며 녹색 아버지를 10년 하셨다는 말씀에 항의가 아니라 공감이 필요하신 거구나 하고 느꼈고, 20분이나 이야기를 들어드린 다음, 제가 나중에 다시 이런 글을 쓸 기회가 있다면 그땐 꼭 아버님들의 노고도 담겠다고 말씀드렸다.
칼럼을 쓴 지 몇 달 후 스쿨존에서 사고가 나 귀한 어린이 둘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그래서 그 뒤로 출근할 때는 녹색 어머니 서시는 분들께 더 정중히 인사드린다. '감사합니다'까지만 말씀드리지만 그 뒤엔 '오늘도 저희 아이를 포함해 모든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인사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