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백패킹
나리분지 사장님이 서울생활을 접고 처음 나리분지에 자리를 잡았을 때
동네 어르신들 간섭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타지 사람에게 자리를 내준 게 불만이라 가게를 되팔라고 하시는 분도 있었고
밥을 집 안에서 안 먹고 마당에서 먹는다고 타박을 하시는 분도 있었다고.
이제는 다 지나간 이야기고 지금은 살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웃 주민이지만
아무튼 그때는 사장님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온 마을의 관심사였다.
사장님의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바로 이것이다.
사장님이 나리상회라 이름 짓고 작은 간판을 만들어 세웠을 때,
이를 본 어르신들은 간판의 글자 크기가 작다고 생각하셨는지
크게 써붙여야 멀리서도 보이지 않겠냐며 타박하셨다고 한다.
이 귀찮은 참견 혹은 따뜻한 관심에 대한 사장님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글씨가 작으면 다가와서 보겠죠.”
그렇지. 크게 써붙인다고 보는 게 아니고 크게 소리 낸다고 듣는 건 아니니까.
어안이벙벙했을 어르신들의 표정이 아마 나같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