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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dinaryjo Jan 10. 2022

끝없음에 관하여

감정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사업

이 영화는 수십개의 독립적 몽타쥬를 나열한 느낌이다.

등장했던 인물이 몇 컷 뒤에 재등장하기도 하지만, 컷들 간의 내러티브나 연결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연결없어 보이는'점이 이 영화의 핵심을 더 잘 드러낸다.

언뜻 무관한 것들이 '끝없이 이어진다'라는 메세지를 더 잘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에너지 보존 법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대학생이 있어서다.

그들의 대화는 이렇다.  "우리의 에너지는 다른 에너지로 변한다'. 이 말을 근거 삼아 나열된 몽타쥬의 상징과 감정들을 어느정도 붙여볼 수 있다. 술, 기다림, 외로움, 슬픔이라는 감정의 에너지들을 우리는 무엇으로 치환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 그 치환한 에너지를 세상과 타인에게 '악'이 아닌 '선'의 에너지로 전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예컨대,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고객에게 쌍욕을 들어쳐먹었다고 하자. 그 분노라는 감정의 에너지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될 수도 있고, 집에 있는 가족이나 동료직원에게 짜증으로 변환될 수도 있다. 어쩌면, 그 분노를 창작의 에너지로 바꿔 글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감정의 친환경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셈이다. 내가 얻은 감정의 에너지를 어떻게 전환할 인지 고민해야한다. 그래도 명색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인데 정말 최소한, 탄소는 배출하지 말아야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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