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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dinary kim Jun 22. 2021

삶은 여행이니깐

주문을 외워보자



가까운 언니가 제주도 여행을 왔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속 애월 바닷가는 중간중간 현무암 바위가 박혀 있었고, 물결은 잔잔했다. 색감은 정적이면서, 구성은 동적이었다. 사진 속 흐드러지게 핀 수국은 내 눈앞에 당장이라도 피었으면 했다. 막상 앞에서는 너무 아름다워 가까이 가진 못하겠지만.


언니는 제주 흙으로 빚은 찻잔을 발견했다고 했다. 집에 함께 돌아가는 것은 찻잔 만은 아닐 것이다. 여행은 반드시 무언가를 깨닫게 하고, 느끼게 한다. 


이상은 씨의 ‘삶은 여행’이라는 노래를 찾아 듣던 때가 있었다. 삶은 여행처럼 언젠가 끝나고, 우리는 자유로이 살아가기 위해서 태어났다는 가사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삶이 여행인 이유는 몰랐지만, 이 노래의 후렴 ‘삶은 여행이니깐’ 구절의 외침이 좋았다.


삶과 여행은 차이로 설명하기가 더 쉽다. 여행이라기에 삶은 너무 길고, 힘들다. 또 여행의 핵심은 어디서 어딘가로 떠나는 것인데, 이 삶의 전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 어디서 떠나왔다고 할 수 없다. 게다가 삶의 기원은 나의 의지가 아니다. 기원부터 그 둘은 다르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경험해왔던 여행은 일상에서의 일탈이었다. 그리고 이 앞에 열거한 이러저러한 이유로 여행지의 어려움은 삶의 어려움과 달리 쉽게 낭만이 된다.


삶의 어려움은 항상 같은 루트로 나를 찾아온다. 

그 시초는 노력하면 주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과정 중에는 잘하고 있는지 늘 점검하고, 잘하지 못할 것과 결과가 나빠질 것을 걱정한다. 결과적으로 잘하지 못한 때에 나에게 실망한다. 

노력한 후에 좋은 결과가 이어진 몇몇 경험들이 이 루트를 더 견고하게 했다. 이쯤 되면 내가 삶의 어려움을 찾아간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악마가 사람들에게 운이 좋은 삶을 누리게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오늘에서야 삶이 여행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삶에 대한 정의가 아니라 여행자처럼 살아야 불행해지지 않는다는 주문이었다. 


여행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처럼 내 안과 밖으로 일어나는 많은 것들을 우연으로 만나고, 헤어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행중 이니까 비장해지지 말자고 스스로 약속한다. 흥미롭게 상황과 나를 지켜보다 보면 어려움이 낭만이 되는 기적을 맛볼 수도 있을 거라는 주문을 외운다.


그래서 이상은 씨는 ‘삶은 여행이니깐…’ 이라고 사람들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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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윤대건


그래서 이상은 씨는 ‘삶은 여행이니깐…’ 이라고 사람들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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