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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OKKO Nov 15. 2015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계로록> 일본의 여류 소설가 소노 아야코의 늙어 감을 경계하고 경책하는 글. 멋지게 늙어가는 방법으로

1) 늘 인생의 결재를 해 둘 것

2) 푸념하지 말 것

3) 젊음을 시기하지 말고 진짜 삶을 누릴 것

4) 남이 주는것, 해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릴 것

5)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 것

6) 지나간 이야기는 정도껏 할 것

7) 홀로 서고 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기를 것

8) 몸이 힘들어지면 가족에 기대지 말고 직업적으로 도와줄 사람을 택할 것


돌이켜보니 나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채 같은 말을 되풀이해 왔다.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는 것은 지나간 시간의 늪에 갇혀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또한 노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현상은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탐구의 노력이 결여되었다는 그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신의 꿈과 이상을 저버릴 때 늙는다. 세월은 우리 얼굴에 주름살을 남기지만 우리가 일에 대한 흥미를 잃을 때는 영혼이 주름지게 된다. 그 누구를 물을 것 없이 탐구하는 노력을 쉬게 되면 인생이 녹슨다. 명심하고 명심할 일이다.


태공망(강태공)이 쓴 <육도삼략>이라는 병서였다. 젊은이는 그 책을 다 외울 때까지 되풀이해 읽었다. 이때의 젊은이가 한나라를 세운 유방의 군사가 되어 그를 성공시킨 장량 그 사람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과정에서, 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안다. 과거나 미래의 어느 때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순간임을 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둔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 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인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자연과 대지, 태양과 강, 나무와 풀을 돌아보고 내 안의 자연을 되찾는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그 향기와 맛과 빛깔을 조용히 음미한다. 그것은 삶에 새로운 향기와 빛을 부여하는 일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또한 단순해지는 것


내 몸이 성했을 때 순간순간을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차올랐다.


순간순간의 삶이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 인생을 하직하더라도 후회 없는 삶이 되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언제 어디서나 삶은 어차피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순간들을 뜻있게 살면 된다. 삶이란 순간순간의 존재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보다 성숙해져야 한다. 나이 들어서도 젊은 시절이나 다름없이 생활의 도구인 물건에 얽매이거나 욕심을 부린다면 그의 인생은 추하다. 어떤 물길이나 관계 속에서도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즐길 수도 있어야 한다. 자신을 삶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에 두면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도 크게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의 지혜와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

인생의 황혼기는 묵은 가지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꽃일수 있어야 한다. 이 몸은 조금씩 이지러져 가지만 마음은 샘물처럼 차오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으 무가치한 일에 결코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나이가 어리거나 많거나 간에 항상 배우고 익히면서 탐구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누구나 삶에 녹이 슨다. 깨어 있고자 하는 사람은 삶의 종착점에 이를 때까지 자신을 묵혀 두지 않고 거듭거듭 새롭게 일깨워야 한다. 이런 사람은 이다움 생의 문전에 섰을 때도 당당할 것이다.


리영희 씨의 <대화>

종교만이 아니라 우리들 삶도 바로 지금 이 자리를 떠나서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때문에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 <월든>

산중에서 홀로 사는 우리 같은 부류들은 뭣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함께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게으름이란 무엇인가. 단박에 해치울 일도 자꾸만 이다음으로 미루는 타성이다. 그때 그곳에서 그렇게 사는 것이 그날의 삶이다. 그와 같은 하루하루의 삶이 그를 만들어 간다. 이미 이루어진 것은 없다. 스스로 만들어 갈 뿐이다.


사람이 향기로운 여운을 지니려면 주어진 시간을 값없는 일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 탐구하는 노력을 기울여 쉬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야 한다. 흙에 씨앗을 뿌려 채소를 가꾸듯 자신의 삶을 조심조심 가꾸어 나가야 한다. 그래야 만날 때마다 새로운 향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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