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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명진 Jul 18. 2018

글을 쓰기에 앞서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자판을 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어색하다. 나는 살면서 SNS 및 기록을 남기는 

행위에 대해서 도통 공감을 하지 못했고 아직까지도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여행 가서도 사진을 거의 찍지 않고 눈으로만 남겨두고 활동하는 SNS라곤 카카오톡이 다다. 그런 내가 지금까지의 사업 여정과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서 글을 쓸 생각을 하고 있으니 역시 사람 일은 모른다는 말이 맞나 보다. 내 글을 읽어줄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소수의 독자를 위해 그리고 나 스스로 해명을 하기 위해 왜 이 글을 시작하는지 밝히겠다.



어린 시절 나는 문학도였다.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등 서양 문학을 사랑했고 초한지, 삼국지, 십팔사략 등 중국 역사에 빠져 살았다. 주변에서도 내가 작가를 하면 좋겠다고 했고 나 역시 막연하게 작가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는 것과 책을 쓰는 것은 천지차이였다. 초등학생 때는 책을 읽어놓은 내공으로 일기를 

맛깔나게 써 곧잘 칭찬을 받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절필을 했고 그렇게 남들과 마찬가지로 글쓰기와는 먼 삶을 살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만 25세가 되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음 글에서 보다 자세히 시작하게 된 동기와 진행사항을 밝히겠지만 반년 남짓 사업을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후회와 자책 속에서 보냈다. 내가 살면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이었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인생의 선배님들이 보시기엔 웃으실 수도 있겠지만 사회 초년생인 나에겐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계속 덮쳐왔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하고 있으며 

망하기 전까지는 계속 끌고 나갈 예정이다.



남들과 내 사생활을 지독히도 공유하기 싫어하는 내가 나의 사업 여정기라기보다는 사업 고통 기를 쓰려 함은 

첫 째는 나 자신을 위해서다. 살면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험을 하고 있는 데 끝나고 나서 빚 독촉장밖에 

남지 않는다면 얼마나 씁쓸할까. 이 시간을 기록한 글들이 있어 나만의 책이 되어 준다면 마음의 위로가 되리라. 또한 사업을 하면서 매 순간이 배움의 시간이고 실수의 연속이었다. 물론 마음속으로 그 날 그날 복기를 하면서 살고 있지만 글로 기록해 내 발자취를 계속 돌아볼 수 있다면 앞으로의 사업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둘 째는 여러분을 위해서(?)다. 누군가에게는 뻔한 이십 대 철부지의 좌충우돌 사업 일기일 수도 있겠지만(실재로도 맞다) 내 글을 통해서 단 한 분이라도 나 같은 우를 범하지 않고 현명한 판단에 도움이 된다면 너무나도 행복할 것이다. 특히나 요즘 이십 대들 이 반강제적으로 창업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바보의 사업 여정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꼭 그리고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되더라도 

내 푸념 섞인 일기를 통해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힘을 얻는다면 이 얼마나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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