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 나무 Oct 31. 2019

기질이란 무엇일까?


몇 해전 한 아이돌 가수의 자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 가수는 그가 갖고 있는 외적 매력뿐만 아니라 타고난 음악적 재능, 그리고 부와 인기를 누리고 있었으며,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평범한 가정 안에서 잘 성장한 것으로 보여졌다. 평소에 아이돌에 대해 관심이 없던 터라 그 가수에게도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간 우울증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 왔다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하여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무겁고 우울한 감정마저 느껴졌다.



그로부터 며칠 후 늦은 밤에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00극장'재방송에서 그 아이돌 가수와 비슷한 또래의 한 청년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그 청년은 지금까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라왔고, 현재는 뇌종양을 앓고 있다. 게다가 부모님은 모두 어릴 적에 돌아가셨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 할머니마저도 치매에 걸리셨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무엇 하나 감사가 느껴지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감사함을 이야기하며, 매사에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병마와 싸우면서도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지극정성 간호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경이로움과 함께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그날 밤 이런저런 생각들로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비슷한 시기에 접하게 된 두 청년의 삶... 그들은 갖고 있는 환경도 많이 다르지만 갖고 있는 정서와 가치관, 삶의 태도도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 무엇 하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아 보이는 한 청년은 스스로 목숨을 거두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고, 오히려 무엇 하나 만족함이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 환경 속에서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한 청년은 늘 감사를 이야기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 가운데에서 꿋꿋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비슷한 나이대인 두 청년의 삶이 이토록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아이돌 가수의 경우 겉으로 드러난 특별한 가정사가 없었고 가끔 가족 이야기가 tv에 나올 때에도 별다르게 느껴지던 바는 없었다.(물론 겉으로 드러는 것이 다는 아니지만) 그리고 후자 청년의 경우에는 어머니가 어린 시절 병으로 돌아가셨고, 술을 많이 드시던 아버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얼마 되지 않아 뒤따라 돌아가셨다. 그 청년은 굉장히 가난한 환경 속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자랐지만 할머니의 양육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면 한 인간이 삶을 바라보는 태도나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양육태도나 주어진 환경만은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기질'이었다. 기질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성격의 특성과 측면인데 기질을 주로 생물학적 영향으로 보고, 성격은 생물학적 영향에 환경적 영향이 더해져셔 형성되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이러한 기질을 알려면 태내기가 매우 중요하고 그다음으로는 신생아 시기에 잘 먹고, 잘 싸고, 잘 먹는 등의 섭식과 배설, 수면 등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기질을 크게 세 가지 나로 나누자면 까다로운 기질과 순한 그리고 느린 기질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나쁜 기질과 좋은 기질은 없다. 다만 순한 기질이 까다로운 기질보다는 좀 더 편안하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다만 타고난 기질 자체를 바꿀 수는 없어도 스스로 보다 편안한 방식으로 수정은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예전에 나의 슈퍼바이저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이 지금까지 인상깊게 남아 있는데, 기질이란 컵에 든 물과 같다고 하셨다. 컵 안에 들어있는 물을 버리고 아예 다른 물로 채울 수는 없지만 또 다른 물을 섞어 희석 시킬 수도 있고, 뾰족뾰족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 뾰족함의 사이사이를 다른 것들로 메꾸어서 위 부분이 평평해지도록 노력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앞서 이야기한 두 청년의 경우 그들이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정서 상태에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인지 오랜 시간을 두고 고민하고 또 고민해 보았지만 여전히 알 수 없었고, 아마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어떤 하나가 아닌 양육환경, 기질, 그 외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것들의 복합적이고도 상호작용적인 것들의 결과이겠지만 오늘은 기질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해 보았다.


글을 쓰다 보니 타고난 기질, 주어진 환경 등은 바꿀 수 없어도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자세,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태도, 스스로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세상이 잿빛이 될 수도 따뜻한 희망의 빛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 속에서 감사보다는 불평하는 것이 훨씬 더 쉽고 자주 행해지지만 오늘부터 큰 것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서 감사를 찾다 보면 분명 어제보다 더 밝은 내일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