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먐미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름은 하늘, 대체로 맑은 편입니다.

by 오르니




하늘이를 만난 지도 어언 8개월이 흘렀다. 450그램, 손바닥만 하던 하늘이가 이제 5킬로에 육박하니, 내 품에서 아이가 10배가 넘게 불어났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 어렵다. 아무한테나 쪼르르 달려가서 안기던 성격 좋은 아기 고양이는 이제 꽤나 주변을 경계하는 어엿한 청소년 고양이가 되었다. 아기의 행동 하나하나에 손을 벌벌 떨던 나도 이제는 조금 여유로운 8개월 차 집사 라이프를 살아가고 있다.





하늘이가 찾아왔던 시기에 나의 우울이 가장 심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내 우울이 혹시나 이 아이에게 전염될까 전전긍긍하며 지내던 여러 날들이 지나가고, 몇 계절이 흐른 뒤 요즘 나는 많이 건강해졌다. 회사를 다니며, 운동도 열심히 하고, 틈틈이 공부도 하고, 주말에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하늘이를 돌보는 평온하고 안정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하늘이는 진짜 하늘에서 나에게 보내준 선물인가 싶은 합리적 의심(?)이 함께 든다.


매일 쉬지 않고 사고 치는 이 파워장꾸는 나를 제 장난감 다루듯 괴롭히다가도 잠이 오면 꼭 내 머리맡이나 어깨에 파고들어 잠을 자고, 때론 손을 꼭 잡아주기도 한다. 너무 가혹한 어느 날 침대에서 울고 있으면 꼭 다가와 눈물을 핥아준다. 이게 이 아이에게는 그저 본능이라 할 지라도 늘 외롭던 나의 삶에 확실하고 따뜻한 위로였다.





어디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하게 자라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이 마음이 진심이라 참 다행이다. 하늘이가 이름처럼 앞으로도 대체로 맑게 즐겁게 자라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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