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풋-바깥으로 나를 내어놓는 일

40여년 인풋만 하고 살았다.

by 오로라

바깥으로 나를 내어놓는 일


저는 참 많은 것을 담아두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마음속에 피어나는 생각들, 문득 떠오른 좋은 아이디어들, 때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깊은 슬픔과 기쁨까지. 모두 저라는 존재의 울타리 안에 차곡차곡 쌓아두었죠. 휴대폰 앨범에 가득한 사진들은 저만 보게 설정된 비공개 갤러리였고, 일기장 역시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두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평생을 '나만의 것'을 지키며 살아온,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사람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요즘의 세상은 모든 것을 바깥으로 내어놓는 일에 아주 익숙하더군요.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 심지어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까지 SNS라는 창문으로 거침없이 드러냅니다. 그 모습을 보며 신기함과 동시에, 저도 모르게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나는 평생 숨기기에 급급했는데,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 솔직할 수 있을까.


나라는 존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깥에 존재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저에게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였습니다. 변화하고 싶다는 열망은 뜨거웠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최소한의 노출'만을 외치고 있었으니까요. 콘텐츠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소망과, 모든 것을 나 혼자만 간직하려는 습관 사이에서 저는 길을 잃은 사람처럼 서성거렸습니다.


이런 모순적인 상황이 답답하고 황당하여, 저는 한 가지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66일 동안 브런치에 매일 글을 쓰는 챌린지입니다. 단순히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 이제껏 숨겨왔던 저를 조금씩 세상에 내어놓는 '아웃풋'의 여정이죠.


그동안 저는 사진 한 장도, 생각 한 줄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꺼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제 안의 목소리들을 끄집어내어 글로 만들어 보려 합니다. 이것은 저에게 단순히 습관을 만드는 행위를 넘어,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가는 아주 용감한 시도입니다.


66일 후, 저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요? 어쩌면 여전히 어색하고 서툴지 모르지만, 저는 이 과정을 통해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공감과 용기를 전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 여정의 끝에서, 바깥으로 나온 '나'와 비로소 제대로 마주하고 싶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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