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 NewJeans
요즘 주위에서 자꾸 뉴진스가 어쩌고... 뉴진스가 저쩌고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도 들리길래 도대체 뉴진스가 뭔데 그래? 하면서 유튜브를 검색했다.
"?.........!!!!!"
웬 청순가련 긴~ 생머리의 소녀들이 머리를 찰랑이며 춤을 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건 뭐 듣도 보도 못한 스타일이라 뮤직비디오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음악도 뭔가 기존의 걸그룹과 다른 세련되면서도 상큼한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 뉴진스의 수식어에 항상 민. 희. 진. 이란 이름이 붙는다.
민희진? 이 사람은 또 뭔데?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유 퀴즈에 민희진 편을 보게 됐다.
이력도 대단한 그녀는 79년생으로 SM에 그래픽 디자이너 사원으로 입사한 지 16년여 동안 최종 이사직을 맡고 SM을 나와 방탄소년단이 있는 하이브로 이적.
처음 만든 걸그룹이 저 뉴진스라는 그룹이라고 한다.
나이도 비슷하니, 일해온 연차도 그렇고 같은 여성인데다 나도 열심히 일했어요 세계에서 둘째가면 서러운 사람인지라 인터뷰 내용을 듣던 초반에는 "그래그래 나도 한 가지 일만 하지 않았어. 나도 주위 사람들을 이해시키며 일해왔다고."라며 혼자 맞장구를 치며 듣고 있었는데 딱, 한마디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전, 제가 생각했던 게 틀린 적이 없었어요.
나는 쇼핑몰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일을 하면서 어떤 제품이 터질지(잘 판매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왔다. 내가 일하면서도 역시 그렇게 생각해 왔고 아직 그 속에 스며있다. 삶도 그렇지만 일 역시 똑뿌러지게 이게 잘팔리고 저게 잘 안팔리고 알 수 없는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민희진이란 사람은 자신이 잡은 컨셉이 대중에게 먹힐거라 생각했던게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뭐지?" 궁금했다.
민희진님이 나온 유퀴즈를 뒤져 1년 전 회차를 처음부터 다시 천천히 들어봤다.
"아...."
조금은 비슷하다 생각했던 나와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랐다. 나도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지만 그녀만큼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는 일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았다.
정. 반. 합
쉽게 설명하면, '정(正)'은 기본적인 발전 방향성이고, '반(反)'은 '정'에 모순된 정책이다. '반'을 통해 '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버릴 것은 버리고 유지할 것은 유지해 나가야 한 단계 발전하는 '합(合)'의 단계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소녀시대의 콘셉트를 잡았던 민희진님은 그전에 나왔던 걸 그룹들이 너무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걸 걷어낸 심플하고 친근한 소녀다움을 소녀시대에게서 보이기를 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소녀시대의 흰색티셔츠에 스키니진을 매치한 의상 콘셉트를 잡았다고 했다.
FX, 엑소 때에도
음악을 듣고
색깔을 정하고
정반합을 생각해서 자신의 생각을 이미지화
대표나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이해해줄 때까지 이해시킨다.
그리고 일을 점점 더 확장해간다.
회사내에서도 대중들에게서도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냥 지나가다 들으면 그냥 열심히 살았네 정도일 수 있겠지만 저속에 피눈물이 섞여 있다. 일하는 것을 들어보면 따로 명확히 구분 짓지 않아도 민희진 님은 그룹 음악을 들으면서 이미 브랜딩을 시작한다. 이야기,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에 맞게 모든 콘셉트를 맞춘다. 그리고 대중들이 목말라하는 부분을 콕 집어 그것을 풀어내 준다.
한 곳에서 어떻게든 남아 16년이라는 세월을 도망치지 않고 버텨냈다는 것도 정말 대단하다 생각했다. 사원에서 임원까지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또 자본력이 좋은 회사, 사원이라도 아이디어를 인정해줬던 특별한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만 사실 그것도 자세히보면 그 큰 회사에 좋은 아이디어 가진 수많은 사람들, 이력과 경력이 빼어난 다른 이들도 정말 많았을텐데 거기서 자기소리를 내고 그것을 관철시켰다는 것은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열심히 달렸지만 결국은 번아웃으로 회사를 그만뒀다. 너무 열심히 살아왔는데, 남을 위한 삶을 사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했다. 열심히 산만큼 그이상 공허함이 찾아왔겠지. SM마지막에는 한 달에 뮤직비디오만 5편을 찍어냈다고 하니 뭐 그 삶을 잘 모르는 나도 저건 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요즘 마케팅, 판매 등을 공부하다 보면 브랜딩이 빠지지 않는다. 특히 제품이 되었든 내가 되었든 브랜딩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다. 그것을 해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몸값이 달라지고 미래가 달라진다. 브랜딩을 하는것도 대중의 니즈를 읽는 것도 견디는 것도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복기한다.
우연히 알게 된 뉴진스, 민희진 님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