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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시 Mar 08. 2023

"엄마. 나는 엄마가 그렇게 화내면 속상해."

엄마보다 이성적인 아이


 몸놀이 하다가 버럭 해버린 엄마


아이가 어렸을 적부터 나는 아이와 몸놀이도 꽤 즐기는 엄마였다. 두 살 터울 오빠와 함께 자랐기에 몸싸움, 몸놀이와 같은 건 전혀 두렵지 않았다. 두려운 건 '장난'과 '위험'을 분간하지 못하는 아이의 천연덕스러움이다.


아이는 몸으로 놀며 때론 위험한 행동을 요구하곤 했는데,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칭얼거리기 일쑤였다. 아이의 칭얼거림에 유독 약한 내가 화를 버럭 내면 아이는 울먹이는 소리로, 그러나 눈물은 흐르지 않도록 애써 참으며 말했다.


"엄마. 나는 엄마가 그렇게 화내면 속상해."



 배운 걸 써먹는 아이


아이의 저 말은 작년에 어린이집에서 배워온 '나 대화법'을 활용한 것이었다. '나 대화법'은 “나는 OO하면(사실) OO해(감정)”라고 이야기하며 타인을 탓하지 않고 내 기분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배운 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나와는 달리, 아이는 본인이 배운 내용을 필요한 순간에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성을 잃을 뻔한 순간, 아이가 또다시 나를 살렸다. 내가 이성을 잃지 않는 엄마가 되도록 이 아이가 나보다 먼저 정신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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