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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 Jan 22. 2022

달걀과 멜론

장을 본 뒤,

트렁크 뒤에 다 실은 거야.

그런데 달걀 옆에 아무 생각 없이 멜론을 둔 거야.

(어떤 때는 그것이 수박이기도 해)

짐이 별로 많지 않았기에 트렁크에 공간이 많이 남았었거든.


이미 운전을 시작했어.

뒤에서 탕탕 거리는 소리가 나는 거야.

무슨 소리지?

아, 멜론이 굴러다니나 보다.

가만있자. 달걀을 바로 옆에 두었던 거 같은데…

!

근데 난 이미 고속도로에 진입한 거지.


어떤 기분인지 알겠어?

탕탕 거리는 소리가 날 때마다 조마조마하게

달리는 내내 달걀이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 말이야.


난 가끔씩 그런 기분을 느낀단 말이지.

나의 부주의함으로 벌어진 일이지만,

나의 간절함이 달려드는 멜론을 조금이라도 붙들어 매 달걀이 깨지지 않길 바라는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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