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의 울림

by 오롯

다른 사람들을 세심히 관찰하며 그들의 노력과 삶의

태도, 혹은 이루어진 결과물에 대해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멘트들은 항상 좋다. 나에게 큰 감동을 주는 거는 그런 것들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무언가를 향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자의 깊어가는 마음도, 그것을 눈치채 주는 자의 다정한 마음도 모두 닮고 싶은 마음이다. 그 무언가가 사소하면 사소할수록 울림은 더 커진다.


언젠가 팟캐스트에 나오셨던 L 작가님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글씨체처럼 솔직하게 그 사람을 반영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누군가를 향해 그런 결론을 내릴 만큼 일상 다반사를 깊이 생각한다는 것이 놀랍고 도전이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한 뒤 얼마 후 친구는 내가 2005년에 보내었던 카드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왔다. 너무 낯설게 느껴지는 나의 말투는 둘째치고 그 정갈한 글씨체에 더욱 놀랐다. 흐트러진 글씨체만큼이나 삶도 대충 살고 있는 느낌이었다. 굉장히, 너무나도 열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가도 그냥 그럭저럭 살고 싶은 마음이 엎치락뒤치락한다. 막 70/30 이런 비율이라면 차라리 그날 하루의 색깔이 또렷하련만 48/52 이런 느낌이랄까. 결국 그건 별로 열정이 없다는 걸까.


사소한 것일수록 울림이 큰 이유는 그만큼 그 일이 귀찮을 확률이 높고 그만큼 대충 하고 지나가버리고 싶은 마음이 커서인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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