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을 운영하는 유희경 시인을 좋아한다. 그의 글과 특히 그의 낭독을 좋아하는데, 언젠가 책읽아웃 팟캐스트에서 ‘어깨가 넓은 사람— O로부터’를 낭독하는 걸 들으면서는 울 뻔했다. 이유도 정확히 모르면서 그저 시에서 나오는 표현처럼 목에 가시가 걸린 것 같은, 몽글몽글하고 먹먹함이 느껴져서였다. 위트 앤 시니컬은 나의 한국 방문 시 위시 리스트 1위이다. 서점 블로그에 (https://m.blog.naver.com/PostList.naver?blogId=witncynical) 매일 출근 일지가 올라오는데 가끔씩 서점의 안녕을 걱정하는 내용의 글을 읽을 때면 내가 방문하기 전에 행여라도 닫는 일이 일어날까 봐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서점이여, 제발 안녕하길. 나는 그의 산문집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도 매우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계속해서 산문집도 내주길 바란다.
7월 26에 올린 글 중엔 이런 부분이 있었다.
‘어떻게 매일매일 글을 남겨놓을 수 있느냐,는 감탄에는 우쭐한 마음을 감출 수 없으나 사실 매일 아침 피가 마르는 심정입니다. 후다닥 쓰이는 경우도 있지만, 그야말로 어쩌다 한 번에 불과하지요. 빈 창을 놓아두고 왼손 오른손이 어쩔 줄 몰라하면서 휴대전화 한 번 커피잔 한 번 괜히 연필을 굴려보고 다리를 꼬았다 풀었다 그렇게 초조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나와는 전혀 급이 다른 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글을 쓰는 것이 힘들다는 부분에서 감히 일말의 동질감을 느꼈고, 이런 분도 저렇게 힘들게 글을 풀어내는데 나는 계획을 달성한다는 일념 하에 너무 쉽게 글을 토해내고 있었구나 싶어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래서 이제 그만할까 한다. 생각이 좀 고일 수 있게 뜸을 들이고, 마음을 달여 정성 들여 우려낸 글들을 쓰는 연습을 해봐야 할 거 같다. 이런 인사는 정말이지 너무 남사스럽지만 (썼다가 지우기만 열 번 넘게 반복 중) 꾸준히 읽어주신 분들께는 정말 감사해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