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8

by 오롯

She had a vision of herself cooking sausage and eggs on a tiny outdoor stove for breakfast in the rain. Even if Jake did it instead, it still wouldn’t feel like a holiday. The unreliability of the British weather meant taking a whole car full of stuff, from sandals to hats and gloves. It was weird how you could go on holiday with three suitcasesof things, and return with six cases’ worth of laundry.’ - ‘The Messy Lives of Book People’ by Phaedra Patrick


내가 캠핑을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 바로 저거였는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군. 혹시 몰라 싸야 하는 짐이 너무 많고, 가서 먹을 거 까지 챙기다 보면 이사 가는 기분이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정하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이미 여행의 설렘을 능가한다. 다 사 먹으면 돈이 너무 많이 드니 매 끼를 베이글만 사 먹더라도, 어차피 귀찮으니 세 끼 대신 두 끼만 먹더라도 상관없다. 그런 고민과 놀러 가서까지 해야 하는 요리, 설거지, 뒷정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아무리 남편이 같이 한다고 해도, 번갈아 가면서 한다고 해도 어차피 내가 정말 자유로울 수 없으니 진정한 휴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부엌을 꾸려 옮겨 다니는 여행을 하느니 그냥 난 집에 있고 싶다.


그러고 보면 내가 주도적으로 계획한 여행은 정말 간단하게 하루 한 끼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분량의 재료를 챙기거나, 아침이 제공되거나, 그냥 다 사 먹는 그런 여행이었다. 또 최근에 깨달은 건데 내가 계획하는 여행은 맛집 중심의 일정이 아니며, 가서 볼 수 있는 거, 할 수 있는 거 위주이다. 먹는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위시 리스트는 가고 싶은 카페 정도. 시간에 맞추어 끼니를 챙겨야 한다는 사실이 나의 일정에 오히려 로드블락처럼 느껴진달까. 모든 일정이 맛집 위주인 친구는 이런 나의 말을 듣고 나랑은 여행 가기 힘들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내 맘 같진 않으니, 난 분명 또 트렁크가 넘치게 짐을 꾸렸다 풀을 것이고, 텐트에 들어가 몸을 뉘일 것이고, 아이들이 침낭에서 빠져나온 채 자는지 체크하느라 선 잠을 잘 것이다. 남편과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 모습을 보면 가끔 하는 캠핑도 나쁘진 않아라고 생각하겠지. 남편과 아이들이 캠핑을 그렇게까지 엄청 즐기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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