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7

by 오롯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소식이 있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되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길고 긴 프로세스가 있는데 한 스텝씩 업데이트가 될 때마다 이메일이 온다. 그런데 그 이메일이 오는 시간이 매우 이상하다. 여태까지 세 번에 걸쳐 업데이트 이메일이 왔었는데 수신된 시간이 모두 밤 11:48분이다. 이제나 저제나 기약 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 길고 긴 터널을 지나며 하루가 끝을 향해 달릴수록 희미한 희망에 사로잡힌다. 혹시나 오늘 밤 희소식이 도착할지도 모른다는 마음 때문이다. 미처 그 시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잠이 들 때면 새벽 두 세시쯤에 깨곤 하는데 비몽사몽 간에 핸드폰을 들고 이메일을 확인한다. 그리고 아무런 소식이 도착해 있지 않으면 절망감과 서운함에 잠이 달아난다. 한 시간 정도를 뒤척이며 낭비하고 나서야 다시 잠이 드는데 아침이 되면 선잠을 잔 탓에 일어나는 것이 참 힘들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그날 밤이 다가오면 속절없이 다시 바라보는 것이다. 희망찬 아침이 아닌 희망찬 밤을 향해 가는 이 여정이 빨리 끝나길. 11:48에서 11:49로 넘어가는 그 순간, 매일같이 매몰차게 내쳐지는 이 바람의 순간이 너무 고달프지 않게 그 끝은 부디 해피 엔딩이길.


오늘도 14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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