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톺아보기 023. 전략과 전술, 그리고 지원
1. 단어의 맥락적 이해
전쟁은 경영과 상당히 유사하다.
생태계의 작동원리가 같아서 그렇다.
집단심리학, 행동경제학 등의 실용학문과
연계하여 분석하면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명망있는 CEO들이 병법서를 읽는 것은
집단의 심리가 움직이는 원리는 수백년을 거슬러도 유사한 형태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단어와 문장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그래서 맥락으로 이해해야한다.
북한군에는 용어혼란전술이 있다. 상대방이 A를 보고 +A라고 이해 하고 있을때 살짝 비틀어 -A라 였다고 말한다. 어느순간 +B가 되어있다.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하는 심리전 전술이다. 이를 비틀수 있는 것은 말하는 맥락에서 단어와 문장을 뚝 떼어와서 단어자체의 뜻으로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도시재생은 ‘도시가 죽은 것을 다시 살려내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지속가능성 문제는 슬쩍 감춰둔채 당장의 활성화만 강조하여 활성화를 진행하는 것이다. 당장의 활성화는 자금이 투입되면 충분히 빠른시간에 가능하다. 다만 자금이 빠졌을때도 활성화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구성원의 성장이 없었기에 다시 쇠퇴한다. 도시재생의 근본적 목표달성이 안된 것이다. 이런 것이 용어혼란이다.
2. 전략과 전술이라는 단어의 이해
다시 전략, 전술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경영의 측면에서 전략, 전술도 전쟁과 동일하다.
목표가 전략이고 수단이 전술이다.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저 산을 점령해야해’가 목표다. 전략은 구성원 전체에게 인지된다. 그리고 왜 그 산을 점령하는지 알게한다. 저 산을 점령하기 위해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전술이다.
여기저기서 일본의 마을만들기 형태의 활동 결과물을 택티컬 어바니즘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집앞에 쓰레기가 많아서 치우다치우다 화단을 설치해 꽃을 심었다. 그러니 쓰레기를 안버리더라. 이게 옆집으로 전파되고 확장되어 꽃길이 되었다.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에서 많이 사용하는 예이다.
간혹 이런류의 활동을 택티컬어바니즘이라고 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이 행위의 전략은 무엇이고 전술은 무엇인가.
이런 활동은 사회실험에 가깝다. 일종의 리빙랩으로 쓰레기를 사람들이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한 사회실험이 주민들의 호응을 얻어 마을로 확대된것이다.
이런 상황이 택티컬어바니즘이 되려면 최초에 목표가 꽃길을 만들어야지 이고 그 꽃길을 만드는 것이 도시에 이롭다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목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재 구성하면 행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꽃길을 만들자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거나 여러가지 문제로 예산 사용이 안되고 답보상태에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술적 행위로 쓰레기를 치우고 뒷산 꽃을 그곳에 옮겨두었다. 마을사람들에게도 독려하여 어설프지만 드문드문 꽃길의 형태가 보인다. 결국 여론에 힘입어 의회를 통과하여 예산이 반영되고 영구적이며 보수가 용이한 화단들이 설치되었다.
이 때 단기간, 저비용의 전술적 행위가 택티컬어바니즘이다.
(사회실험 안에 리빙랩, 택티컬어바니즘 등이 있다)
3. 전술 수립의 요건
전술작전팀에게 전술의 책임과 자유도가 주어진다. 어떻게 산을 점령할 것인지 전술이 정해지면 지원부대에게 전술루트를 알리고 전술의 시행과 함께 플랜비도 동시에 준비시킨다.
전략은 전체 맥락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구성원의 능력치보다는 상황적으로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주어진다. 전술은 전술작전팀의 능력치를 기반으로 짜여진다. 그러니 전략과 전술의 간극을 줄이려면 전술팀의 능력치가 높아야 한다. 특전사같은 특수부대는 어떤 전술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체력을 단련하고 강인한 정신상태를 만들기 위한 평시 훈련체계가 수립되어있다.
도시재생사업이 난항을 겪는 이유는 전략을 담당하는 도시재생활성화계획과 전술을 담당하는 주민조직의 갭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주민의 체력을 단련시키고 강인한 정신상태를 만들기 위한 중간지원조직도 그만한 역량을 갖추기 어렵다. 인적자원과 예산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도시전략은 수립되어 있는데 시작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 사용되었던 것이 택티컬 어바니즘이다.
지자체에서는 공원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것에 동의했고 예산 수립도 되었는데 합법적부지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고 가정하자. 또는 아직 예산수립도 안되었다고 가정할 수도 있다. 말단 담당자의 수준해서는 기존의 주차장을 밀거나 부지를 매입하는 등의 적극적 행위를 하기 어렵다. 그래서 답보상태가 계속된다. 시민단체 또는 개인활동가는 늘상 비어있는 지역의 주차장을 활용해 임시공원을 기획한다. 인조잔디를 깔고 접이식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해 사람들에게 공원의 필요성을 인식시킨다. 행정은 민원이 불편하다. 일단 불법적인 요소를 찾는다. 도시활동가(이하 도시전술가)는 불법적인 부분도 과감히 감행하려고 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합법적 루트를 찾아본다. 그는 주차장 한칸의 요금을 딱 거기에 빌린 시간만큼의 퍼포먼스를 하고 사라진다. 불법이 아니지만 본래의 주차장 목적이 아니므로 편법이다. 하지만 이 행위는 시민들의 지지를 얻었고 여기저기서 유사한 퍼포먼스가 벌어진다. 행정의 말단 담당자도 여론을 보고 상급자에게 보고할 서류를 작성한다. 예산은 수립되고 더 많은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 시민들을 위한 한평 공원들이 곳곳에 설치된다.
이 것이 전략과 전술적 행위다. 위의 행동이 전투에서의 전술행동과 유사한 작동원리를 가지기에 군사용어인 택티컬을 차용해왔다. 택티컬어바니즘의 탄생이다.
단어도 인간처럼 새롭게 탄생하고 성장하다 죽는다. 불변한 의미가 아닌것이다. 하지만 최초의 태어난 뿌리를 너무 빠르게 변화시키고 왜곡 시키는 것은 용어혼란를 초래한다.
나는 도시재생, 로컬크리에이터, 택티컬어바니즘 이 세가지 키워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학문적으로 먼저 정의되지 않고 현장에서 각자가 차용해서 사용하다 보니 A로 시작해 C가 되어 있는 경우도 보게된다.
하지만 같은 시대을 공유하는 세대가 동일하게 단어를 이해하고 사용해야 대화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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