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전 1: 대학생 - 지속가능한 더 큰 범주의 사람들의 변화가 궁금했던 때
인도 선교 학회에 들어간 지 3년째 되었을 때, 학교에 SI센터라는 쇼셜 이노베이션, 사회적 가치 교육과 관련된 기관이 생겼다. 우리의 활동을 보시고 관련하여 센터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인연이 닿게 되었다. 첫 미팅 때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학생들,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한 일은 충분한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들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게 단발성이 아닌 지속가능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다음 스텝을 밟는거에요."라는 말이었다. 때마침 우리도 우리가 없는 11달 동안에 찬드라반 마을과 아이들이 멈춰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고, 이들과 매일매일을 함께 할 수 없는데 어쩌면 좋지? 다른 무언가가 필요할까? 라는 고민들이 있던 때 였다.
처음 센터에서 추천해준 것이 바로 사회적기업 창업이었다. 그래서 이 때부터 사회적기업 창업에 관련된 여러 교육들을 듣고, 발표 대회에도 나가보기도 했다. 근데 여기서 항상 막히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기술력과 전문성 부분이었다. 우리는 아이들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데, 우리는 힘이 없어.. 심지어 그지야.. 돈도 없는 대학생이야.. 청년다방도 마음먹고 사먹어야해.. 뭘로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겠어. 지금까지는 젊음의 패기로 뭐라도 했는데, 이 창업의 세계에서는 기술이 필수적이고, 무엇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지 숫자로 증명해내야해. 사회적 문제를 가지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 까지는 얼마든지 좋지만 그래서 무엇으로 해결할건데? 여기서 한번 막히고, 그렇다면 이 비지니스 모델로 수익화를 어떻게 낼건데? 에서 두번째 막혔다. 아무리해도 지금 우리가 뭘 할 수 있는지 어디로 달려가야하는지 정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뭐라도 머리 터지게 고민하며 이리저리 뭐라도 해보며 막막하고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 날들 중 하루.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최종 발표회 날이었다. 이미 기술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우리 팀의 솔루션에 기가 죽어있었고, 그렇게 자신없는 채로 발표를 마치고 내려왔다. 우리 팀의 부족함을 알아서 인 것도 있지만 최선을 다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었다. 이미 발표를 망해서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심사 시간이 남아있었다. 떨어질 것을 아는 상태로 심사를 받는 시간은 더 고역이었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적당한 칭찬과 적당한 조언으로 몇 분의 심사가 지나갔다. 마지막 한 심사위원 분께서 사회적 기업으로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고 물으셨다. 창피함에 멘탈이 나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상태였기에 그냥 눈만 껌뻑거리며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 눈을 보고 따듯한 미소를 지으시더니 "결국에는 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이 인도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하고, 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가 사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런 면에서 사람이 먼저이며 그 다음으로 아이템은 정하면 됩니다. 얼마든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을 펼칠 수 있고,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부끄러움에 대한 다독임인 것 같은 저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창업이라고는 1도 모르는 애가 와서 말도 안되는 말 하는데, 그냥 저냥 적당한 말로 보낼 수도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으셨다. 앞으로의 우리를 응원한다는 진심이 느껴졌다. 어쩌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창피했던 경험으로 남았을 이 시간이 내 마음을 움직이고 계속해서 해야겠다라는 뜨거운 동기부여로 아직까지도 남아있을만큼 너무나도 값진 심사였다.
이 시간들을 보내고 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 뿐만 아니라 모든 일 자체가 진심이 맞닿아야 되는 일임을 느꼈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가치를 위해 일하고 싶은 사람이어야 그 가치를 위한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바로 창업을 하기에는 나는 돈도 없고, 기술도 없고, 뭐도 없어. 그렇지만 나는 내가 있어. 그리고 우리가 있어. 그래서 일단은 스타트업에 들어가든, 회사에 들어가서 관련된 일을 해보며 필요한 것들을 쌓아가자! 라는 마음을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