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은 외부에서 주어질 때부터 흔들린다 (심바의 탄생과 무파사의 가르침)
태양이 떠오르고, 아기 사자가 태어난다.
모든 동물이 무릎을 꿇고, 하늘은 천천히 열린다.
심바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그저 품에 안긴 채 세상의 환영을 받는다.
하지만 이 장면은 한 생명에게
기준이 부여되는 순간이다.
“넌 왕이 될 운명이야.”
이건 예언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사회가 내려주는 기준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한 아이에게 씌워지는
‘역할’이자 ‘틀’이다.
무파사는 좋은 왕이다.
그는 심바에게 권위보다 책임을 먼저 가르친다.
"우리는 모든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
“어둠 속 코끼리 무덤은 가서는 안 되는 곳이다.”
그 말은 지혜였고, 철학이었다.
존경받을 만한 전통이었고,
심바는 그걸 사랑하는 아버지를 통해 듣는다.
하지만 심바는 아직 어리다.
그는 "왕이 된다는 것"이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 말라"는 말은 곧장 하고 싶다는 욕망이 된다.
그래서 그는 코끼리 무덤으로 향한다.
죽음과 부패가 가득한 공간,
왕의 권위가 닿지 않는 영역.
그건 말하자면,
기준이 닿지 않는 곳,
“경계”이자 “유혹”이었다.
그 장면은 단지 어린 날의 실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어릴 적 기준이 뭔지도 모른 채 칭찬을 원했고,
“이건 하면 안 돼”라는 말을 들으면,
그 이유보단 멋있어 보이는 걸 따라갔다.
아직 내면에 기준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의 기준은 흉내만 낳고,
결국 혼란만 남긴다.
무파사는 심바를 구하고, 별빛 아래 말한다.
“과거의 위대한 왕들은 하늘에서 우리를 지켜본다.”
“그리고 너도 언젠가는 그들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건 깊은 사랑이고, 아름다운 전통이다.
하지만 심바는 혼란스럽다.
그는 아직 자기 안에서 그 기준을, 전통에 대한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마음속으로 묻는다.
"나는 진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아직 나 자신도 잘 모르겠는데…”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무너지고, 도망친다.
기준과 함께.
이 장면은 우리에게 묻는다
기준은 누가 정했는가?
내가 지금 지키고 있는 기준은, 내 안에서 동의한 것일까?
좋은 기준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걸까?
아니면, 존경할 수 있어도 지금의 나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일까?
그리고 나는, 무엇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누군가 아니면 사회가 기준은 줄 수는 있어도,
받아들이는 건 언제나 '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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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기준이 무너질 때,
우리는 진짜 질문을 시작한다”(무파사의 죽음과 심바의 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