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규칙이나 법칙 같은 것이 있을까요?
물리학에 있다구요? 중력의 법칙이 있다구요? 물체가 서로 당기는 현상을 모아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을 뿐입니다. 별자리는 어떤가요? 하늘의 별은 아무렇게나 펼쳐져 있는데 이렇게 저렇게 연결해서 이름을 붙여 별자리를 만들었을 뿐이지요.
크게 바라 보면 세상에 본래 규칙이나 법칙 같은 것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어떤 현상을 모아서 이름을 붙이는 것을 가볍게 볼 것이 아닙니다. 어떤 현상에 대해 법칙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고 나면 이 법칙을 이용해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중력의 법칙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고나서
세상 사람들은 비행기를 만들어,
중력의 법칙을 거슬러
하늘을 날아 다니기도 합니다.
물체들 사이에 중력의 법칙이 있다면 사람들 사이에는 어떤 법칙이 있을까요?
철학적인 문제 같기도 합니다. 수행자들은 이런 것을 깨닫기 위해 예전에는 산속에 들어가 기도를 하거나 고행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종교의 경전에는 사람들 사이에 어떻게 처신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법칙이니 알아 둘 필요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의 법칙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민법'입니다.
뜬금 없이 '민법'이라고 그래서 놀랐나요? 제가 변호사라서 민법이라고 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민법은, 온통
사람들 사이의 규칙과 법칙만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물론, 사람들 사이의 법칙으로 민법 말고도 많이 있습니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심리학을, 정치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정치학을,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경제학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민법이 가장 중요합니다.
민법은 심리학, 정치학, 경제학 등을
다 살펴서 그 중 가장 필수적인 것만
모았기 때문입니다.
민법이 모아둔 여러 법칙은 국가가 그 내용을 보증도 하고 그러한 법칙이 실현되도록 강제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심리학이나 정치학에 어긋나는 행동은지탄을 받고 말면 되고, 경제학에 어긋나는 행동은 자기 손해로 감당하면 됩니다. 때로는 그려려니 하면 됩니다.
하지만 민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국가가 가만히두지 않습니다. 법원이 위법하다고 선언하고 민법의법칙에 맞게 이행되도록 강제로 집행도 합니다.
유명한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운명은 운명에 순응하는 사람은
태우고 가고, 운명에 거스르는 사람은
끌고 간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민법도, 민법에 순응하는 사람은 태우고 가고, 민법에 거스르는 사람은 끌고 갑니다. 민법도 운명처럼 거부할 수 없는 것이지요.
사람들 사이의 가장 중요한 법칙, 이것은 민법입니다. 세상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려면 알아 두어야 합니다. 사람들 사이의 법칙을 무슨 철학적인 문제로 생각하고 산속에 들어가신 분들은 다들 나오세요. 기도나 고행을 할 것이 아닙니다.
우선 민법을 공부해야 합니다. 그리고나서 다시 산에 들어 가세요. 그런데, 산에 들어가서 혹시 다른 사람을 만날지 모릅니다. 그 사람과의 사이에서도 바로, 민법이 적용됩니다.
중력의 법칙을 인정하고 연구한 후에
사람들이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을 훨훨 날아 다닐 수 있게 된 것처럼,
민법이라는 세상의 법칙을 알고 나면,
아마 훨씬 자유로운 마음으로
사람들의 관계를 날아다니게 될 겁니다.
자, 그러면 민법이란 무엇일까요? 민법은 사람들 사이의 어떤 현상들을 어떻게 모아서 어떤 이름들을 붙여 두었을까요? 막 궁금해지시지요? 이러한 법칙을 이용해서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