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가족, 보석이 허가될까요?
가족이 구속된 상태인데 너무 힘들어해요. 잘못은 처벌받아야겠지만, 불구속 상태에서 받을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보석 保釋”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쥬얼리를 의미하는 보석이 아닙니다.
보석 保釋은 지킬 보 保 + 풀 석 釋 이라는 한자의 조합입니다. 어떠한 조건을 지킨다고 하면 풀어준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석은 법원이 적당한 조건을 붙여서 구속 집행을 해제하는 것을 말합니다. 조건을 위반하면 보석이 취소되거나 보석 시에 붙인 보증금을 몰취하거나 과태료나 감치 등을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이 있어요.
조건만 준수하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지요. 물론 형 선고에 따라 1심이든 2심에서든 법정구속되기 전까지는요.
형사소송법
제94조(보석의 청구) 피고인, 피고인의 변호인ㆍ법정대리인ㆍ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ㆍ가족ㆍ동거인 또는 고용주는 법원에 구속된 피고인의 보석을 청구할 수 있다.
보석을 신청하면 허가될 가능성이 높나요?
과거 실무보다 허가해 주는 쪽으로 경향이 바뀌긴 했습니다. 과거에는 필요적 보석의 경우에도 보석 제외 사유를 판단하기보다는 실형 선고가 예상되면 보석을 허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형사소송법상 필요적 보석과 임의석 보석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형사소송법
제95조(필요적 보석) 보석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다음 이외의 경우에는 보석을 허가하여야 한다.
1.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
2. 피고인이 누범에 해당하거나 상습범인 죄를 범한 때
3. 피고인이 죄증을 인멸하거나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4.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5. 피고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피고인이 피해자, 당해 사건의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자 또는 그 친족의 생명ㆍ신체나 재산에 해를 가하거나 가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제96조(임의적 보석) 법원은 제9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직권 또는 제94조에 규정한 자의 청구에 의하여 결정으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
필요적 보석은 법에 규정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는 보석을 무조건 허가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렇다면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우려 등 해제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하는데, 과거에는 그러지 않고 결과적으로 실형 선고될 가능성이 높으면 보석 허가를 안 해주는 경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불구속 재판의 관행을 확립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예규에 아래와 같이 규정했습니다.
보석, 구속집행정지 및 적부심 등 사건의 처리에 관한 예규
제3조 불구속 재판의 관행을 확립하기 위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필요적 보석의 제외사유(특히 형사소송법 제95조 제4호에 규정된 도망의 염려)가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제외사유가 없는 한 보석을 허가하고, 직권보석도 적극 활용한다.
구속을 결정할 때 통상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가 가장 주된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에는 범죄가 중대해서 실형 선고될 가능성이 높으면 구속으로 판단했지만, 요즈음은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 우려를 더 중요하게 보아서 구속 제도의 본질에 충실하려 하지요.
마찬가지로 필요적 보석의 사유에도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 보석을 허가받는 입장에서는 중요한 것입니다.
구속은 형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구속이 형벌로 인식되는 경향이 크지만, 구속의 본질은 사실조사를 위한 수사와 공판절차에 출석 그리고 형벌의 집행을 담보하려는 것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