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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지혜 Jun 03. 2024

대북전단살포와 표현의 자유

지난주부터 하늘에서 쓰레기와 오물 같은 폐기물이 내려오고 있지요. 북한의 웃지 못할 테러 때문이었습니다.

테러라고 표현하면 북한이 좋아할 것 같아 그렇게 표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정말 유치해서 웃기고 웃기지만 더러워서 웃지를 못하겠습니다.


북한은 왜 이러는 걸까요?

북한 인민들의 표현의 자유라 합니다.

표현의 자유. 맞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도 우리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대북 전단 날리기를 형사처벌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거든요. ​

남풍이 불면, 일부 보수 시민단체에서 민통선 인근 지역에서 북한 정권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냈지요. 식료품이나 의약품, 영상물 등을 함께 날려 보냅니다. 북한 인민들른 몰라도 북한 정권은 정말 싫어하지요. 북한 행동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들이 싫어할 행동이란 점은 당연하지요.


그래서 2020. 12. 29.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는 대북 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 하는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처벌 규정이 있을 때에도 전단을 날리는 사람이 없지는 않았지만, 경찰이 적극적으로 단속할 수가 있었습니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24조(남북합의서 위반행위의 금지)  누구든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켜서는 아니 된다.
1.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
2.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한에 대한 시각매개물(게시물) 게시
3. 전단등 살포
 통일부장관은 제1항 각 호에서 금지된 행위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협조하여야 한다.

제25조(벌칙)  제24조제1항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제23조제2항 및 제3항에 따라 남북합의서(제24조제1항 각 호의 금지행위가 규정된 것에 한정한다)의 효력이 정지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1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본조신설 2020. 12. 29.]
[단순위헌, 2020헌마1724, 2023.9.26,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63호로 개정된 것) 제24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중 제24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된다.]


하지만 2023. 9. 26. 헌법재판소가 위 규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했습니다.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중대한 법익에 대한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최후수단으로 선택되어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하는바, 심판대상조항은 전단등 살포를 금지하는 데서 더 나아가 이를 범죄로 규정하면서 징역형 등을 두고 있으며, 그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과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으로 북한의 적대적 조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이로써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 확보될 것인지, 나아가 남북 간 평화통일의 분위기가 조성되어 이를 지향하는 국가의 책무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인지 단언하기 어려운 반면, 심판대상조항이 초래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매우 중대하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심판대상조항은 북한의 적대적 조치로 초래되는 국민의 생명ㆍ신체에 대한 위해나 심각한 위험 발생의 책임을 전단등 살포 행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법원이 구체적 사건에서 인과관계와 고의의 존부를 판단하여 범죄성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위해나 심각한 위험의 발생이 전적으로 제3자인 북한에 의하여 초래되고 이에 대한 행위자의 지배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전단등 살포에 대하여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비난가능성이 없는 자에게 형벌을 가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주의원칙에도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이제 입법부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대북 확성기가 더 싫었던 것인지 북한이 이제 그만 날리겠다고는 했지만, 예측불허니까 앞날은 알 수 없습니다. 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는 전단 날리기를 금지하는 방법으로 형사처벌까지 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본 것이지요. 즉,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의미입니다. 전단 날리기를 금지하는 것 자체는 할 수도 있습니다. 금지수단이 형사처벌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일뿐.


전단 날리기가 국민의 생명, 신체와 재산에 피해를 입힐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행정형벌을 규정하거나 풍선 날리기 사전 신고 또는 허가제를 규정해서 통제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경찰이 사전에 단속할 정도의 법적 근거는 마련해 주는 것이지요. 남풍이 불 때는 순찰을 강화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지금 우리 국회가 국민의 신체와 재산 손해에 신경 쓸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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