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외로운 게 낫다고 생각하게 됐다

by Osera

나는 이제
사람을 쉽게 믿지 않는다.

내가 자라온 환경이
나를 어떻게 바꾸는지
살면서 계속 느껴왔다.

엄마가 많은 일을 겪고,
여러 번 사람에게 상처받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사람은
언제든 나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걸.

그래서인지
나는 사람을 볼 때마다
기대보다 먼저
경계부터 하게 됐다.

그건 어느 순간
의식하지 않아도 나오는
습관이 됐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누군가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게 나를 이상한 사람처럼 느끼게 했다.

왜 나는 사람을 믿지 못할까.
왜 나는
항상 한 번 더 의심하고,
한 번 더 거리를 두는 걸까.

그렇게 생각할수록
내가 더 외로워지는 건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때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다가오는 사람을
그대로 받아들인 적도 있었다.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관계를 붙잡으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끝은
결코 좋지 않았다.

그때 알게 됐다.

외로움으로 시작된 관계는
결국 나를 더 흔들리게 만든다는 걸.

외로울 때의 나는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판단도 쉽게 흐려진다는 걸.

그래서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는 걸.

그 경험 이후로 나는
더더욱 아무도 쉽게 믿지 않게 됐다.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그렇게 살면
외롭지 않냐고.

그럴 때마다 나는
같은 생각에 도달한다.

나는
외로워지기 위해
이렇게 사는 게 아니라는 걸.

무너지지 않기 위해
이렇게 살고 있다는 걸.

누군가를 믿고,
기대하고,
관계를 지키려고 애쓰다가
다시 무너지는 것보다는

조금 덜 가까워도,
조금 덜 기대해도
내가 버틸 수 있는 쪽을
선택한 거다.

그래서 나는
이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외로움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방식이다.

여전히
사람을 완전히 믿는 일은 어렵지만

적어도 이제는
이게 맞는 걸까
나 스스로를 의심하거나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이게
지금의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런 선택조차
자라온 환경이나 부모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선택이
누군가 때문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방식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외로워지는 쪽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는 쪽을 택했다.


나를 지키기 위해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