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무엇에 물들어가나

은혜로 물드는 계절, 내 영혼의 고백

by 기억정원

가을은 언제나 물듦의 계절이다. 여름의 푸르른 잎사귀가 어느새 붉게, 노랗게, 주황빛으로 스며들어 간다. 나무들은 한 장 한 장, 마치 물감이 번져 가듯 색을 달리하며 옷을 갈아입는다. 길가의 은행나무는 황금빛 햇살을 머금고, 단풍나무는 불꽃처럼 붉은빛을 토해낸다. 이렇게 자연은 계절의 순리를 따라 고운 빛으로 채색되어 간다.


그러나 가을이 물들어 가는 것은 단지 자연의 풍경만은 아니다. 하늘은 더 높고 깊어지고, 바람은 차분해지며, 사람들의 마음까지 고요히 물들어 간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가을을 닮아가며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게 된다. 분주히 흘러가던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게 하는 힘, 그것이 가을이 가진 고요한 울림이다.


그렇다면 가을은 무엇에 물들어 가는 걸까? 햇살에 물들고, 바람에 물들고, 기다림에 물든다. 여름의 열정을 지나, 겨울의 고요를 맞이하기 전, 가을은 ‘중간’의 계절이면서도 가장 ‘완성된’ 계절처럼 느껴진다. 화려함 속에 담긴 쓸쓸함, 끝을 향하지만 오히려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시간. 그래서 사람들은 가을에 시를 쓰고, 음악을 남기고, 사랑을 떠올린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인생도 계절과 닮아 있다. 봄에는 시작의 설렘으로 가득 차 있고, 여름에는 열정과 힘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언젠가 인생의 가을을 맞이하면, 우리는 무엇에 물들어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누군가는 세상의 욕심과 성공에 물들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람의 인정과 사랑에 물들기도 한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주님의 은혜에 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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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일상 에세이 작가인 기억정원입니다. 사소한 일상 속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다루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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