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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배사 달인 [건달]들의 노트

연말 모임의 주인공이 되는 센스 있는 건배사



연말 모임의 주인공이 되는 센스 있는 건배사


와인보다 진한 향을 남기는 센스 있는 건배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연말 모임에서 주목을 받게 된다. 사실 알고 보면 멋진 건배사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사전에 모임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건배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최고경영자과정 중 건배사 하는 방법을 진행하다가 한 학습자가 했던 건배사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21세기는 글로벌시 대인만큼 저도 건배사를 불어로 할까 합니다. 

제가 '드숑'하면 여러분은 '마숑'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유쾌한 이 건배사에 학습자들 모두 “원샷!”이라고 복창을 하면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이처럼 건배사는 분위기를 살려주고 함께하는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있다. 또한 센스 있는 건배사를 한 사람의 이미지는 와인보다 진한 향을 남긴다.  


성공 비즈니스의 동력 스마트한 건배사   


비즈니스의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는 스마트한 건배사는 비즈니스에 탄력을 주는 경쟁력이다. 건배사를 통해 본인이 하는 비즈니스의 비전과 전략을 소개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또,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 따라.. 건배사도 달라지는데..

증권가나 주식투자자 사이에서는 ‘상한가(상심 말고 한탄 말고 가슴 펴자)’가 많이 활용된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재치 있고 개성 있게 발전하는 사람이 되자’라고 외치면 ‘재개발’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에 참석했던 한 모임에서는 주최자가‘재미나게 건강하게 축하받을 일을 하며 살자’고 외치고 우리가 ‘재건축’이라고 화답했었는데 분위기가 살았다. 고객 서비스에 관심 있는 모임에서는 고진감래(고객을 진심으로 대하면 감동으로 돌아온다)도 인기 있는 건배사다. 또한 따스함도 많이 사용되는 건배사로 그 의미는 따뜻한 마음과 스마일 표정으로 고객과 함께 하자라는 의미다.  


불신에서 유래한 건배  


아이러니하게도 상대에 대한 불신이 건배의 유래다. 호스트와 손님이 동시에 술을 따라 건배하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술잔을 상대방과 부딪쳐 술이 넘나들게 함으로써 독살에 대한 의심을 없애게 한 데서 유래했다. 즉, 독주(毒酒)가 아닌 것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는 등 여러 설(說)이 있다.

하지만 현시대에는 술잔을 맞대어 소리를 내는 것은 서로의 마음이 통한다는 뜻의 상징으로 본다. 러시아 연방 카프카스 지방에서는 잔을 든 팔을 서로 걸고 마신다. 중국에서는 술잔을 비우고 다 마셨다는 증거로 술잔을 거꾸로 하는 습관이 있다. 건배할 때의 말이나 방식도 문화마다 다르다. 그러나  영어권(cheers), 독일어권(prost), 불어권(Sante), 이탈리아(Salute) 등 대부분의 건배사는 상대방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교육을 진행할 때마다 학습자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건배사를 물으면 단연코 ‘카사블랑카’가 대세다.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험프리 보가트가 잉그리드 버그먼과 잔을 부딪치며 속삭인 명대사, ‘Here’s looking at you, kid.’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건배사는 우리의 감성을 온통 흔들어 놓는 힘이 있나 보다. 그래서 이 건배사를 따라 해 본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유행하는 건배사보다는 나만의 건배사가 최고  


연말 모임에서 이렇게 마음을 울리고 기억에 남는 멋진 건배사를 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욕심이다. 하지만, 이런 욕심이 지나치면 건배사가 산으로 가고 만다. 강박관념이 묻어있는 화려한 건배사나 스마트폰 어플에서 인기 있는 누구나 다 아는 건배사보다는 다소 투박하더라도 상황에 어울리는 Only one 유니크한 건배사! 

그리고 진심이 묻어나는 건배사가 최고임을 기억하자.  


건배사의 생명은 바로 타이밍 


건배사를 할 때  중요한 것이 바로 타이밍이다. 술잔을 모두 들게 한 후에 건배사를 너무 길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장 피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니 건배사의 의미가 있다면 먼저 충분히 설명하고 난 후에 잔을 다 함께 들어 건배하는 타이밍을 호스트가 확실하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직장인들에게 회사 모임에서 가장 스트레스받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어떻게 보면 건배사일 수 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회식의 분위기보다는 직원들의 기분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 건배사 강요는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건배사를 억지로 강요하고 강요받는 문화는 사라지기 바란다. 모임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분위기를 유쾌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건배사를 즐기자.

건배사 스트레스가 있지만 건배사를 꼭 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분들이라면 화려하지 않더라도 진심을 담은 건배사라면 충분하다. 타이밍만 제대로 맞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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