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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노 Mar 12. 2022

NFT는 당근마켓에서 팔지 않는다

To-Be가 궁금한 스타트업 5편: OpenSea (NFT 거래 플랫폼)

나는 랜덤뽑기, 가챠를 꽤나 좋아한다. 길 가다가 가챠샵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부류다. 그런 쓸데없는 거 사서 뭐하냐, 하겠지만 그냥 방에 두는 거다. 하는 건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NFT에 대한 나의 생각은 가챠를 좋아하는 날 바라보는 사람들이랑 비슷했다. 그런 거 사서 뭐해? aka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일러스트인데, '스크린캡처' 하나면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는 일러스트인데 왜 거금을 들여 NFT를 사는 건지.. 1도 이해하지 못했다. 사고 싶은 게 생기기 전까지는.


투명하고 비싼 친구들

요 놈들이다.


귀엽다.


요 놈들을 파는 곳이다 - OpenSea (https://opensea.io/)


오늘은 이곳, 2017년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이자 글로벌 최대 규모의 NFT 거래 플랫폼 OpenSea에 대해 끄적여보려고 한다.


OpenSea

글로벌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NFT 거래 플랫폼이다. NFT의 조상님인 CryptoPunks부터 매일 업로드되는 신상까지, 8천만 개 이상의 NFT가 거래되고 있다. 2017년 말, Devin Finzer와 Alex Atallah가 창업했다. 올해 초 펀딩 라운드에서는 무려 기업가치가 133억 달러, 16조 원으로 평가되어 약 3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일명 '데카콘'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이다.


누가? 화려한 이력의 Devin Finzer과 Alex Atallah


이미 한 번의 Exit을 경험했으며, Pinterest에서의 SW 개발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Devin Finzer. 스탠포드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Apple과 Palentir에서 SW 개발자로 일한 Alex Atallah. 실패할 수 없는 이력이다 (적어도 투자받는 데에는).


미국의 seed accelerator인 Y Combinator의 2018년 기수로서 OpenSea를 개발했다. Y Combinator는 Airbnb, Dropbox, Twitch 등 대형 기업들이 다수 탄생한 곳으로, 창업 노하우뿐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여 초기 스타트업이 단숨에 성장할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한다.


왜? 돈!


OpenSea는 2017년 말 출시되었다. 블록체인이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크립토 열풍이 불기 시작한 때다. CryptoKitties라고 첫 NFT라고 할만한 것도 그때 출시되었는데, 이게 창업자 David Finzer의 이목을 끌었다. 블록체인에 대한 난리가 화폐 또는 대체가능자산에만 집중돼있는 와중에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 NFT)은 새로운 개념의 안전한/온전히 내 것인 디지털 자산을 제공한 것이다.


Finzer CryptoKitties 보며  이런 NFT들이  많이 등장할 것을 예상했고, 아직 NFT 위한 거래소가 부재하다는 점을 포착하여 OpenSea 개발했다. 시장 극초기  사업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때만 해도 NFT 뭔지도 모르는 ( 같은) 대중들이 태반인 상황에서 리스크를 떠안고도 무작정 실행에 나선 케이스다. NFT 잘되려면 (거래량이 지속 상승하려면) 대중들이 이를 자산으로든 뭐로든 '인정' 해줘야  텐데, 그런  전혀 없던 극초기에 사업 가능성을  것이다. 뛰어난 감이다.


어떻게? 글로벌 최대 NFT 거래 플랫폼


OpenSea는 NFT나 블록체인처럼 어려운 말들이 난무해서 그렇지, 쉽게 말하면 그냥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이더리움을 주 거래 화폐로 사용하고, 저작권 보안이 철저한 온라인 파일(좀 더 정확히는 소유권 자체를)을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이쯤에서 NFT가 뭔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 나도 설명할 수준의 지식은 아니라서 (문과라서) 그냥 넘어가겠다. 대충 이해하기론 블록체인 기반의 고유 인식값이 있어 상호 교환할 수 없고 복제나 위조가 어려운 디지컬 자산이다. 크립토는 다른 크립토랑 1대 1로 교환할 수 있는데 (내가 갖고 있는 비트코인 1개랑 쟤가 갖고 있는 1개랑 맞교환) NFT는 그게 불가능하다. 스크린캡처한 어느 NFT의 이미지랑 실제 그 NFT랑 같은 게 아니라는 것.


OpenSea에서 거래되고 있는 NFT 중 가장 인기 있는 Top 5


OpenSea에서는 이미지 파일 형태의 NFT뿐 아니라 스포츠 카드, 음악 등 다양한 형태의 NFT를 거래할 수 있다. 이더리움으로 거래 가능하며, 최저가/시세 등 모두 이더리움으로 표기돼있다.


근데 이게 앞으로도 될까?


5년 만에 $13.3B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OpenSea는 최근 약간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피싱 사기의 타깃이 되어 $1.7M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32명의 OpenSea 이용자를 대상으로 모 피싱 사기꾼이 Bored Ape Yacht Club, Azuki 등 고가의 NFT를 훔쳐간 것이다. 다행히도(?) OpenSea의 기술적 '결함'이 아닌 NFT 거래에 대한 관심도가 들끓면서 발생한 부주의로 인한 '사고'에 더 가깝다. 물론 OpenSea에서 $10B 규모 이상의 금융 거래가 발생하는 만큼 사용자들을 금융 사기로부터 보호할 의무는 있으나, 시스템/기술 상 하자가 있는 게 아니니 이용자들을 '겁줄만한' 그런 사건은 아니다.


작년 9월에는, 직원 중 한 명이 내부자 거래로 인한 논란에 휩싸였다. OpenSea 메인 화면에 보면 'Featured' 개념으로 NFT 하나를 걸어두는데, 한 직원이 여기에 걸릴 작품을 미리 사뒀다가 Featured 된 이후 가격이 오르면 바로 팔기를 되풀이하며 이익을 챙긴 것이다. 한 NFT 마니아인 트위터리안에 의해 발각되었다. 당시 OpenSea의 팬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으나, 여느 논란과 같이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이로 인해 Fortune과 같은 일부 언론에서는 OpenSea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의 위험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한다. 사건사고들을 보아하니 그럴 수도 있겠으나, OpenSea는 NFT 거래를 위한 최초/최대 플랫폼으로서의 지위를 쉽게 잃을 것 같지 않다.


세상에 귀여운 NFT가 너무 많다


NFT 자체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지 않는 이상 (이거에 대해 얘기하려면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생략), NFT 거래를 위한 go-to 플랫폼 OpenSea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최대 거래 플랫폼은 더 성장할 수 밖에 없는 positive feedback loop가 있다. 좋은 (사람들이 원하는) 물량이 몰리고 → 상품 퀄리티가 좋으니 이용자는 더 증가하고 → 이용자가 많아지니 더 좋은 상품이 증가하는 것이다.


OpenSea는 CryptoPunks부터 Bored Apes, Cool Cats 등 다양한 NFT를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new NFT (신상!) 은 OpenSea로 몰릴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OpenSea Ventures라고 공동 창업자 Atallah의 리드 하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도 시작했다. 더 커지려나보다.


창업자 David Finzer의 인터뷰인데, 길긴 하지만 읽어볼 만하다 - https://www.forbes.com/sites/stevenehrlich/2021/07/06/nft-marketplace-ceo-explains-why-the-industry-is-moving-beyond-ideological-purists/?sh=77d0ccd71fc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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