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오션인 시장 속 33,001번째 뷰티 브랜드 창업기
요즘 고민하는 주제이다. 아니 사실 고민한지 좀 됐다.
내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퇴사한지 어느덧 3개월차.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은 "선택"을 요했다.
이전에는 경영 컨설팅사를 다녔다. 컨설팅은 선택이 아닌 설득을 요하는 일이다. 연결된 개념이지만, 선택엔 필히 책임이 따르고 설득엔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 어찌 되건 결정한 자가 책임지는 것이니.
창업의 본질이 뭐냐고 했을 때, 지금의 난 "선택"이라고 답한다. 제프 베이조스 같은 경영자가 괜히 자기만의 의사결정법을 만들어 실천하는 게 아니다. 일부러 규칙을 만들려 하지 않아도 매일 수십가지의 선택을 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효율화하는 방식을 터득했을 거다.
선택은 크게 두 가지의 이유로 어렵다.
첫째는 시간이고, 둘째는 결과다.
모든 선택엔 타이머가 달려있다. 오늘 점심 뭐 먹을지부터 이번 화장품 용기 컬러를 뭘로 할지, 투자는 언제 받고 대출은 언제 땡길지까지. 전부 시간에 구속받는다.
그래서 제프 베이조스는 70% Rule 을 만들어서 딱 그 정도의 정보만 있다고 해도 의사결정을 단행한다. 90%의 정보를 취득했을 땐 이미 늦거나 기회를 놓쳐버리는 경우라고 한다.
“Most decisions should probably be made with somewhere around 70 percent of the information you wish you had. If you wait for 90 percent, in most cases, you’re probably being slow.”
유명 창업가들이 나와서 머스크는 뭐, 베이조스는 뭐 이런 거 안 좋아하는데 (모든 건 상황에 따라 다르고 직접 경험해 봐야 안다고 생각하는 편) 70% Rule 은 너무나도 맞는 말이다. 특히 화장품처럼 눈 깜빡하면 트렌드가 다 지나가버리는 시장에선 더욱 유효한 얘기다.
다만 내가 알고 있는 70%가 중요도로 따졌을 때 1위부터 7위까지라면 행운이겠지만, 사실 4위부터 10위일 수 있다는 큰 위험요소가 있다. 내가 모르는 30%가 알고 보니 전체를 좌우하는 정보라면? 물론 70% Rule, 80:20 Pareto Principle 등 많은 이론들이 그럴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혹시라도, 만에 하나 그렇다면 결국 잘못된 선택을 해버리는 거다.
그런데 타이밍을 놓쳐버린다면 그것 또한 잘못된 선택이다. 그래서 적절히,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정보를 섞어서, 야수의 심장으로 (까진 아니어도 돈 따박따박 주는 직장 때려치고 창업을 결심한 심장으로) 빠르게 선택을 해야 한다.
둘째, "결과"는 무슨 말이냐 하면, 모든 선택은 어떠한 결과든 낳아 가지처럼 뻗어나간다는 것이다.
인생은 B와 D 사이의 C 라는 것도,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가 2시간 19분 동안 이야기한 것도, 다 같은 말이다.
창업을 하면 선택이 결과로, 결과가 또 다른 선택으로 이어진다는 걸 더욱 뼈저리게 느낀다. 오늘 낮 3시에 먹은 커피가 새벽 1시까지 나를 깨워 이 브런치 글을 쓰게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지난달 선택한 제조사가 몇 달 후 있을 우리 브랜드의 런칭 일정을 좌우하는 것까지. 창업은 크고 작은 선택과 결과와 변화의 연속이다.
선택의 홍수 속에서 요즘 고민하는 주제가 자기비판과 혐오다.
내가 내린 결정이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것과, 계속 의심하고 개선하는 것 — 그 발란스는 어떻게 찾는 걸까? 나는 나를 어디까지 믿고 어디까지 의심해야 하는 걸까?
빠른 의사결정으로 치고 나아가다가, 너무 빨라 제발에 걸려 넘어지게 되는 건 아닐지. 그래도 도태되는 것보다는 넘어졌다 일어나는 게 낫지 — 생각하다가도 너무 자기확신에 빠져있는 건 아닌가 또 의심하게 된다.
지금까지 고민한 바의 결론은, 그래서 창업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좋은 팀과 함께 하는 게 너무 중요하단 거다. 나를 못 믿을 때에도 내 팀은 믿으니까. 혹은 우리 둘 다 그릇된 선택을 하더라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거니까, 망설이지 않고 정진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보고 있을 나의 공동창업자에게 언제나와 같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마무리는 역시나, 그래서 뭘 창업했단 거야? 궁금하시다면 아래 한 번 들러주십사 부탁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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