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나루 Apr 07. 2024

살다 보니 이런 행운도 있네요

막혀있던 저의 운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구독하고 계신 구독자분들께서는 너무 잘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 10년 간이 제게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는지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다는 것 아시리라 믿어요. 불행이 불행을 몰고 오고 희귀 난치병으로 인해 생긴 여러 가지 합병증과 고통은 저를 벼랑 끝으로 내몰기에 모자람이 없었죠. 게다가 남편의 방임으로 가정 역시 무너질 위기에 처해져 제게 닥치는 연이은 불행들이 과연 끝이 나기는 할까, 이 모든 일들을 언제까지 견뎌낼 수 있을까 막막하기만 했었어요.

그런데 드디어 저의 운기가 움직이려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어요. 제 힘이나 의지로는 바꿀 수 없었던 천운(天運)과 기수(氣數)가 바뀌고 있다고 생각할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3월 중순쯤에 카카오 메이커스가 신라호텔과 손을 잡고 한 가지 이벤트를 했어요.

다가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1박에 1,000만 원이나 하는 로열 스위트룸을 단 한 사람의 당첨자에게 제공하겠다는 이벤트였어요. 게다가 제세 공과금까지 면제여서 실질적인 금액은 11,116,000원이고 당첨된 사람은 1원도 내지 않고 호캉스를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거기에 2인 식사권과 조식권, 라운지 이용권까지 포함해서요.

당첨이 되기만 한다면 로또나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했죠 ㅎ ㅎ.


제가 아프기 전에 나름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던 때도 하룻밤에 1,000만 원짜리 호텔 방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꿔봤거든요. 워낙 여러 군데 심하게 아프고 통증 때문에 주의에 민폐를 끼치기 때문에 병원 특실에 입원하는 게 제일 사치를 부리는 거였고 지금은 그마저도 힘들고요.


아무튼 조건은 가장 기억에 남는 휴가를 댓글에 남기는 거였고 될 리가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혹시 아나요. 그 꿈같은 기회가 제게 올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저도 댓글을 남겼어요. 무려 20,640명이나 신청했더라고요.

그리고 전 까맣게 잊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새벽에 밀려있던 카톡을 확인하고 있던 차에 카카오 메이커스에서 온 톡 하나를 발견했어요.



수면제를 먹고 비몽사몽간에 확인한 톡이라 처음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여러 차례 확인한 끝에 제가 당첨됐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 많은 신청자 중에 제가 단 한 사람이 됐습니다. 어안이 벙벙했죠. 그리고 나선 어린애처럼 신이 나서 새벽에 혼자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당첨자 정보 입력을 하라는데 잠결에 실수할까 싶어 딸에게 톡을 보내 놓고 정말 오랜만에, 너무나도 오랜 시간만에 웃으면서 잠에 들었어요.




힘든 시간을 오래 보내고 고난을 겪은 사람들이 그 시간을 벗어나게 될 땐 본인의 의지나 노력도 반드시 필요 하지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사람들, 환경에서 조금씩 변화가 시작된다고 말하더군요. 제게 생긴 이 작은? 행운이 저를 어둠과 고통 속에서 단번에 끌어낼 수 있을 거라곤 믿지 않습니다. 다만, 무엇이 됐든 제가 붙잡을 수 있는 작은 행복을 밑거름 삼아 견디고 살아내고 싶어요. 그래서 실패한 인생을 살지 않았다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가올 5월이 너무 기대됩니다.

저를 위해 자신의 20대를 온전히 희생해 준 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오려고 합니다.

그때까지 잘 먹고 체력 좀 길러야겠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