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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VIN Jan 16. 2024

본격 외주생활 시작하기 (상)

mavin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생존하는 방법

업계에 대한 흐름이 딱 끊긴 시점이 코로나다. 그때 작업실도 처분하고 새로 시작했으니 제대로 돌아갈 일이 없다. 이때 외주시장흐름을 어떻게 분석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마케팅 방식을 이해하기

코로나 때 처음으로 내 그림을 이해하기보단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회사일을 하다가 곁다리로 알게 된 마케팅 기법에 대해서 더 많이 파악했다. 이때 시대흐름도 같이 읽어야 했는데 쉽게는 그림이 많이 노출되는 곳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어떤 그림들이 노출되는지 확인했다. 그게 작은단위로 각 기업들의 SNS오피셜 채널이다. 이곳에선 끊임없이 마케팅에 투자해야 하는 곳이다. 기업을 먹여 살리려면 그만큼 자본이 충분히 돌아야 하고 그 이미지를 대표하는 게 SNS엔 노출이 되어야 한다. 주기적으로 작가를 활용한 마케팅 방식을 계속 쓰고 있는데 이는 기업의 이미지가 순환되고 있는 걸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제일 좋은 마케팅 방법이다. 나는 자기전에 대표적인 몇몇 기업들의 SNS를 확인하고 주식으로 따지면 그 밑에 주가를 올리는 기업들의 SNS오피셜을 들어가 내 그림이 어느 정도 위치에 판매가 가능할지 알 수 있다. 그 부분을 잘 이해해야 한다. 코로나 때는 확실히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많이 취중 되어있었고 온라인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방식을 많이 썼다. 이미지도 단적으로 한 면만 사용되는 게 아닌 모션이 가능해야 했고 그다음 해엔 입체적으로 바뀌는 3D를 활용해야 했다. 이런 식으로 변화되는 걸 읽어내려야 했다.


특색 없는 그림 팔기

앞에서 한번 이야긴 했지만 내 SNS계정은 1000이 간당간당할 때 이 일을 시작했다. 그건 내 그림에 특색이나 작가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의미와도 가깝다 판단했다. 물론 이를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는 논리는 수십 가지가 있지만 나처럼 외주로만 생계를 유지하는 입장에선 그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매력이 있는 그림의 작가 계정은 확실히 오랫동안 팔로우수도 안 빠지고 잘 운영되고 있는 걸 볼 수가 있다. 그럼 내 그림은 아직 특색이 안 잡혔고 내가 뭘 그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걸 어떻게 수익과 연결을 시킬까에 대해서 엄청 고민이 많았는데 그래도 이거 하나는 내가 팔아먹을 수 있겠다 싶은 게 있었다. 바로 스톡이미지다. 그렇다고 스톡이미지를 만만하게 보는 건 아니다. 스톡이미지에선 배울 점이 상당히 많다. 그림체를 떠나 동세나 레이아웃은 스톡이미지가 상당히 직관적이다. 이건 그림을 필요로 하는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이나 여러 사업자를 운영하는 회사 입장에선 쓰임이 좋다. 대신 앞서 말한 것처럼 그림체에 힘(특색)이 실리면 사용자 입장에선 기호가 생기기 때문에 최대한 그림에 기호가 없게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당시 나처럼 특색 없는 그림체를 가졌을 때 팔기가 좋다. 나는 스톡이미지 그림만 연습을 해서 포트폴리오를 제작해서 게티이미지와 미리캔버스에 포트폴리오 밀어넣고 이후 그림소스를 제공했다. 처음부터 그림을 잘 그린다는 생각으로 어깨뽕 장착하고 접근하면 손가락 오래 빨아야 한다.


 포트폴리오 사이트에 업로드하기

SNS만 외주 서비스 창구로 두면 아주 나이스하지만 나처럼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한우물만 파는 격이라 RM이 관리 안될 수가 있다. 일이 없을 때 리스크를 감당해 줄 밑바닥에 잔잔한 물 같은 게 있어야 한다. 큰 물이 들어오면 노를 저을 수 있지만 작은 물장구라도 칠 수 있게 계속 흘려보낼 수 있는 물 같은 창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사이트에 한그림을 전부 다 올렸다. 당시 올릴 수 있는 창구는 '노트폴리오' '픽스필즈' '비핸스' '산그림' '크몽' '숨고' '인스타그램' '트위터' '핀터레스트' '네이버블로그' '오픈채팅방' 등등 진짜 별별곳에 다 올렸다. 어떻게 내 그림을 보고 들어올지 모르니 사람들 눈에 띌 수 있는 모든 곳에 올렸다. 신기하게 앞에서 특색 없는 그림 팔기로 스킬을 연마하고 사이트에 업로드하니 연락이 왔다. 여느 작가님들처럼 묵직한 작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감사하게 이 일을 유지할 수 있는 외주들이 들어왔다. 난 이 생활을 좀 하면서 클라이언트 분들에게 꼭 물어봤다. '어떤 그림 보고 오셨나요' '어디서 보고 오셨나요' 그럼 대략적인 내 그림의 성향과 결이 맞는 곳이 한 곳이나 두 곳으로 정해진다. 그럼 그곳을 제외한 다른 곳의 채널들은 막거나 경제적인 비용 이유로 잠시 홀드 시켜놓는다. (이후 그림체와 포트폴리오가 더 커지면 다시 오픈한다. 이 운영법은 나중에 자세하게 다뤄볼 예정이다.)


내 그림 위치 알기

앞에서 스톡이미지를 베이스로 그림체를 천천히 쌓아 올렸다. 시작은 미비하나 끝은 창대할 거라 생각하는 건 그냥 사치고 당시 돈을 빨리 갚아가면서 살아야 했기 때문에 매일이 전쟁이었다. 그래서 당시 내 그림은 직관적인 상업적인 일러스트에 가까웠다. 지금처럼 조금의 여유를 두고 그림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걸 테스트도 해보면서 그려나가는 그런때가 아니었다. 아마 이 글을 보면서 내 그림은 상업적이지 못할 것 같은데 라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 든다. 일러스트의 쓰임은 다양한데 크게 두 분류로 나눠지는 듯하다. 상당히 직관적인 일러스트. 감상을 기반으로 둔 일러스트. 이 두 가지 방향을 나는 테스트해 보기 위해 여러 포트폴리오 사이트에 업로드해보고 일을 받아봤다. 그때 느낀 건 확실히 방향이 다르긴 하다. 어떤 게 더 높은 위치냐 아니냐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림체가 개성을 확실히 갖냐 못 갖냐에 힘이 실리는 것 같다. 먼저 직관적인 일러스트는 형태가 확실해야 한다. 못 그리면 안 된다. 허락이 안된다. 완성도가 높아야 하며 기획안을 받았을 때 그대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개성은 좀 배제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감상을 기반으로 둔 일러스트는 앞서 얘기한 부분에 반대일 것 같지만 잘 그려야 하는 부분은 같다. 하지만 다른 점은 해를 그린다고 했을 때 꼭 일반적인 동그란 해를 그리기보다 붉은빛으로 해를 연출해서 해가 떴다라고 느낄 정도로 그려도 되는 가능한 영역이 있다. 어느 정도 여지를 두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해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지금은 정확한 메타포를 지칭했지만 이게 기획안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이 두 가지 중 처음에 위치를 잘 잡아야 한다. 잘 생각해 보자. 내가 그림을 그리고 SNS에 업로드 하면 댓글에 칭찬이 추상적인지 구체적인지 피드백을 받아보면 어느정도 짐작해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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