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에 아카데미 조연상을 수상하면서 평범한 우리(?)를 놀라게 했던 윤여정 선생이, 이번엔 영화보다 더 인상적인 인터뷰로 다시 한 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동성애 자식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담담하게 꺼내는 모습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얼마나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지를 되돌아보게 했다. 우리는 많이 깨어 있다고 말하지만, 그 말이 얼마나 허약한 자기기만인지 또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어떤 분야에서 오래 일한 분들이 더 오래, 더 당당하게 활동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분들이 점점 더 일을 쉽게 해내는 걸 보는 것도 좋지만, 오직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할 때 묘한 쾌감이 있다. 윤여정 선생이 아카데미 수상 전까지 여러 인터뷰에서 보여준 태도는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그냥 ‘어른’이었다.
살다 보면 나이만 먹고 어른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저 나이를 먹은 게 아니라, 나이만 먹은 사람들. 그런 시대에, 윤여정이라는 사람은 나이라는 무게를 ‘경험의 품격’으로 보여주는 흔치 않은 어른 같다.
건강하게 오래 활동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진이 흐린데 선생님의 이 분위기가 참 좋다. 내 사진 아니고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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