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사람과 관계를 엮어나가다 보면
사과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사람들의 사과 패턴은 이렇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많이 화났어? 다신 안 그럴게."
이렇게 처음엔 저자세로 나오다가
"한 번만 넘어가 주면 안 돼?"
"나도 그때 잘 넘어가 줬었잖아"
슬슬 지난 일들을 들춰 협상을 하려 한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나라면 용서했을 거야"
그러다 되지도 않는 역지사지를 들먹이며 몰아가고
오히려 내가 매정한 사람인 듯 느껴지게 한다.
그러다 보면 결국 나는 한숨과 함께
그래, 널 잘못하게 만든 내가 죄인이다.
하며 대화를 포기하게 된다.
사과를 바라긴 했지만
나는 미안해라는 말이 듣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냥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나에게 사과할만한 일이 생겼다는 것을
그 스스로 인정하고 알아주길 바랐다.
사과해, 하지만 그냥 미안하다고만 말하지 마.
다만 너의 그런 행동들이 나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알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