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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소 Mar 23. 2016

행복은 벼랑 끝 처량한 꽃 한 송이처럼

지니 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배치기, 바람에 날려 中



"넌 꿈이 뭐야?"

어릴 적에 어른들이 물으면

어른들이 세뇌시킨 좋은 직업이나

스스로 멋지다 생각했던 직업을 말하곤 했다.


어린아이였던 나는

꿈꾸면 다 이루어지는 줄 알았고

언제나 나의 끝은 성공, 해피 엔딩일 줄만 알았다.


하지만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후

가장 먼저 배운 것은 희망을 버리는 법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성공은 악착같이 살다 운이 좋아야 얻을 수 있는 것이고

행복을 느끼려면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포기해야 하고

어릴 적 세상의 중심인 것만 같던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배워야 했다.


시간이 흘러 이십 대 중반의 나는 여전히 

이루지 못한 꿈이 있지만 누군가 꿈을 내게 물어왔을 때

어렸던 그 날처럼 당당하게 말할 수 없게 되었다.


하루하루 세상을 배워나가는 나는

이제 끝없이 포기해가며 살아가는 나는

그 날이 가끔은 그립다.


꿈이 이뤄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던

미래의 행복을 믿어 의심치 않던

그 어린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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