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제목은 Eat Pray Love,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를 처음 봤을 땐 그저 ‘치유 여행을 떠나는 여성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퇴직 후의 시간을 보내며 다시 만난 이 이야기는
마치 오래전 묻어뒀던 내 마음속 질문들을 하나씩 꺼내는 듯했다.
화려한 뉴욕에서 작가로 살아가던 주인공이
이탈리아에서 먹고, 인도에서 기도하고, 발리에서 사랑을 만나는 이야기.
누군가에겐 낭만적인 여행기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겐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한 여성의 용기 있는 기록’처럼 느껴졌다.
특히, 이탈리아 장면에서 인상 깊었던 단어 하나.
돌체 파 니엔테(Dolce Far Niente)
‘달콤한 게으름’이라는 이 아름다운 표현은,
그동안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나를 잠시 멈추게 했다.
주인공의 친구가 말하던 그 대사도 잊히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즐기라는 말도 말해줘야 즐겨."
일 중독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우리 사회에
‘빈둥거리는 삶의 미학’을 말해주는 이탈리아인들의 삶의 태도가
어쩐지 너무 부럽고 또 고마웠다.
퇴직 후의 삶을 ‘계획’으로 채우려는 조급함 대신
때때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그저 숨 쉬는 것조차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으로 채워보고 싶어졌다.
달콤한 게으름 속에서,
인생이 또 다른 속도로 흐른다는 걸 조금씩 배워간다.
책을 주문해 읽기 시작하면서
영화 속 장면들이 다시 한 페이지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글이 영상보다 더 깊이 마음에 남을 수도 있다는 걸,
이 책이 천천히 증명해주고 있는 듯하다.
우리 삶에는 반드시 어떤 정답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때로는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충분히 용감한 걸지도.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래, 잘하고 있어. 그렇게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