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마음이 허했던 날을 되짚으며

by 박수민

먹는 걸 좋아한다. 지금도 맛있는 걸 먹으면 금세 기분이 좋아지고 만다. 특별한 취미가 없고 그렇다고 특기도 없는 나는 스트레스 받는 날이면 먹는 거로 풀었다. 힘든 날 입에 당기는 걸 가득 먹은 날은 어쩐지 마음이 더 허하다. 부른 배만큼이나 더부룩한 속을 붙들고 '아 괜히 먹었어'하고 후회하는 날이 이어졌다.


마음의 허기를 먹는 것으로 달래려 한 우둔한 나를 탓하고, 먹고 후회하고 먹고 후회하는 일의 반복이었다. 누군가는 운동하며, 명상하며, 또 자신만의 취미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푼다는데, 그런 것 하나 찾지 못한 나는 그저 이를 이 악 물고 참고 또 참았다. 잠들어서까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스트레스를 참고 견뎠다. 참아낸 끝에 내게 남은 건 원치 않는 뱃살뿐이었다. 분명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음식이 나에게도 하나쯤은 있을 텐데, 마음을 채우지 못한 채 남아도는 영양분은 내 뱃살만 채우게 했다.


음식을 먹고 또 먹었던 날, 허기가 졌던 건 위장이 아닌 마음이었다. 그걸 모른 채 먹기만 했으니 마음은 날마다 허기질 수밖에. 그런데 돌이켜보면 내 마음을 보듬어주던 음식은 많고 많았다. 그 속에 담긴 온전한 사랑으로 나를 달래주던 음식들. 어릴 때 울면 손에 쥐여주시던 엄마 아빠의 사탕처럼. 잊고 있었지만 여전히 나를 달래는 사탕과 같은 음식을 하나하나 꺼내어본다. 누군가에게 이 책이 그런 사탕이 되어주길 감히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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